충북도가 ‘무예 올림픽’으로 키우겠다는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이 예산 부족으로 ‘동네 잔치’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14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는 전날 도가 제출한 무예마스터십 사업비에 필요한 추가경정예산(추경) 30억원을 전액 삭감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로 넘겼다.
김학철 행정문화위원장은 “중형차를 사려다가 구체적인 검토도 하지 않고 대형차로 바꾸겠다고 나선 꼴”이라며 “정부의 체육 국제행사로 승인 받지 못한 이 대회에 혈세를 추가로 투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예산안은 오는 18∼19일 열리는 예결위 심의를 거쳐 20일 제349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확정된다.
도는 당초 30개국 16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예산을 마련했지만 70개국 2100여명으로 선수단이 늘어 추가로 예산을 편성하게 됐다.
도는 예결위 때 예산이 살아날 있도록 도의원들을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상임위에서 삭감한 예산을 예결위에서 다시 부활시키는 것에 대해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예산 부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도는 무예마스터십 총 사업비를 당초 51억원에서 81억원으로 늘리려던 계획을 일부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0억원이 추가 편성되지 않고 기존 51억원 만으로 대회를 열 경우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한다.
도가 요구한 추경 30억원은 행정자치부에서 특별교부세로 지원 받은 예산이다. 이 예산은 조직위 운영비 2억4000만원, 선수단 지원비 10억원, 경기장 시설운영 4억5000만원, 주관방송사 운영 2억4000만원, 홍보비 3억5000만원, 개·폐회식 행사 2억원, 해외 주요인사 의전 4억원 등 부족한 사업비에 충당된다.
이 대회는 ‘세계 무예의 조화’를 주제로 오는 9월 2일부터 8일까지 7일간 청주 일원에서 개최된다. 정식종목 15개, 특별종목 2개 등 17개의 세계 주요 전통무예 종목으로 치러진다. 정부의 국제행사 승인 없이 지자체 자체 행사로 추진된다.
도는 4년마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같은 국제기구를 만들어 앞으로 무예마스터십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겠다는 구상이다.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연구용역 결과 소비지출 349억원, 생산유발 605억원, 고용유발 5억원 등 959억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도 관계자는 “선수단 등 대회 규모가 늘어 추가로 예산 편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삭감된 예산이 부활하지 않으면 국가적인 망신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청주 ‘무예 올림픽’ 예산 부족… 동네 잔치 되나
입력 2016-07-14 2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