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 소비자 우습게 아는 이케아의 오만함

입력 2016-07-14 19:19
세계적 가구업체 이케아가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서랍장 리콜과 관련, 국내 소비자들을 차별 대우해 논란을 사고 있다. 이케아는 자사의 서랍장 ‘말름’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미국에서 지난 2년 동안 유아 와 어린이 6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자 북미에서의 판매중단 등 리콜을 결정했다. 이 제품은 원래 못으로 고정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가 그냥 세워두고 쓰는 바람에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국내에서는 2014년 12월부터 최근까지 4만여개가 팔렸으며 비슷한 모양과 규격의 서랍장까지 합치면 판매량은 대략 10만개에 이를 만큼 인기 상품이다. 이케아는 그러나 한국에서는 소극적으로 대처해 비난을 사고 있다. 고정 장치를 나눠주는 것에 그쳤다가 소비자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리콜 대신 최근 환불을 시작했다. 그나마 환불 안내가 소홀한 데다 영수증이 없는 고객은 이케아에서만 사용 가능한 선불카드를 준다. 리콜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북미 지역에서는 안전하지 않은 제품이 한국에서는 괜찮다는 것이냐”며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항의했다. 이케아는 또 계약을 취소해 가구를 받지 않았는데도 배송, 조립비를 돌려주지 않다가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 약관 시정 조치를 받는 등 유독 국내 소비자들을 쉽게 여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 폭스바겐의 안하무인식 국내 소비자 무시에 이어 이케아까지 한국시장을 우습게 생각하는 행태가 이어지면서 분노가 커지고 있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소비자 보호 규정 강화 등 우선 제도가 보완돼야겠지만 당국의 적극적 대응과 소비자의 인식 변화도 시급하다. 현재 리콜 적정성을 조사 중인 국가기술표준원은 이케아의 소비자 구제 노력이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강제 리콜 등의 행정조치를 취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안전을 도외시한 상품은 철저히 외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