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MG새마을금고 한·중·일 남자 클럽 국제배구대회 미디어데이가 열린 1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 두 남자가 반가운 눈빛을 주고받았다. V리그 현대캐피탈의 최태웅(40) 감독과 중국 상하이 골든 에이지의 선치옹(35) 감독이었다. 선수 시절 세터였던 최 감독과 레프트였던 선치옹 감독은 2000년대 중반까지 국제대회에서 네트를 사이에 두고 얼굴을 마주했다. 말이 통하지 않아 깊은 우정을 나눌 순 없었지만, 워낙 많이 만났던지라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 둘은 지도자로 변신해 다시 만났고, 이번엔 지략대결을 벌여야 하는 운명에 놓이게 됐다.
최 감독은 선치옹 감독과의 인연을 소개해 달라는 주문에 “선수 시절 같이 경기를 했다”며 “7∼8년 만에 처음 봤는데 너무 반갑더라. 아까 인사를 나눌 때도 보고 싶었다는 얘기를 했다. 굉장히 친근감 있는 감독”이라고 말했다.
선치옹 감독은 “다시 만나니 반갑다. 대표팀 경기 때 자주 만났는데 감독으로 만나니 영광스럽다”고 화답했다. 이어 “최 감독은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어려운 상대다. 최근 남자 선수들은 1990년대생의 어린 선수가 많다. 최 감독은 소통할 수 있는 리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지낸 두 감독은 사령탑으로 변신한 후에도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최 감독은 스피드 배구로 현대캐피탈을 2015-2016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3-2014 시즌까지 팀의 주장을 맡았던 선치옹 감독은 2014-2015 시즌 리그 역사상 최연소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더니 2년 연속 리그를 제패했다. 두 감독은 15일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대회 개막전에서 맞붙는다.
올해 최초로 열리는 이 대회에는 현대캐피탈과 상하이 골든 에이지, 지난해 일본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를 차지한 제이텍트 스팅스가 참가한다. 3개 팀 모두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100% 전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다. 각 팀 사령탑들은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문성민(30)은 “3개국의 자존심을 건 대결인만큼 최고의 몸 상태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대회는 3개 팀이 한 번씩 맞붙어 다승, 세트 득실, 점수 득실, 상대 전적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우승팀에는 2만 달러(약 2200만원)가 수여되며, 최우수선수(MVP)에게는 2000달러(약 220만원)가 돌아간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최태웅-선치옹 지략대결 펼친다… 한·중·일 배구 클럽대항전 7월 15일 개막
입력 2016-07-14 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