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미끈하게 잘생기지 않은 마스크라서 오히려 보는 이들에게 극중 인물로 몰입하게 한다. 그는 평범하면서 소탈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배우다. 비싼 금 그릇이나 화려한 크리스털 그릇이 아니라, 투박한 질그릇 같은 이미지다. 이는 서민적인데다 남자 냄새, 인간 냄새를 물씬 풍겨 대중에게 친근감과 신뢰감을 준다.
여성들에게는 위기 때 외면하지 않을 것 같은 듬직한 이웃 아저씨 같고, 남성들에게는 마음을 털어놓고 믿을만한 형님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런 황정민에게서 약삭빠르고 이기적이며 냉정한 인물을 연상할 사람은 없다. 그래서 그는 악역조차 무식하고 천박하지만 의리 있고 인간미 있는 범죄자로 그려진다.
성경에서 황정민과 같은 캐릭터는 의리와 신뢰, 충직의 대명사 ‘우리아’란 인물이다. 그는 다윗의 부하였는데 그의 비극은 다윗의 악행으로 인해 시작됐다.
우리아는 전장에서 부하들을 아끼고 나라를 사랑했다. 사랑하는 아내가 있는 집에 가지 않고 고생하는 부하들과의 진영에서 고락을 함께 했다. 다윗은 그런 우리아를 가장 치열한 전쟁터로 내보내 죽게 하는 간접 살인죄를 저질렀다.
우리아는 부하들에게 최고의 형님이었고 왕에게는 믿음직한 부하였다. 자기의 이익과 편안함을 따지지 않는 성실하고 진실한 우리아 같은 남자가 곳곳에 있다면 우리 사회가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와 돈만 아는 물질주의가 판치는 현실에서 황정민이 인기가 있는 건 사람들은 그래도 인간다운 인간을 그리워한다는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