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라인’ 美·日 상장… 신중호·이해진 돈방석

입력 2016-07-15 00:10 수정 2016-07-15 00:38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14일 미국 뉴욕, 15일 일본 도쿄 증시에 순차적으로 상장하면서 신중호 라인 최고글로벌책임자(CGO) 등 상장 주역들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대박’을 누리게 됐다. 국내 기업의 국외 자회사가 독자적인 서비스로 성장해 미·일 증시에 동시 상장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증시의 경우 라인의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28%가량 높게 책정돼 장 초반부터 순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14일 네이버에 따르면 라인의 주식 공모가는 3300엔(약 3만7200원)이다. 지난 4일 라인이 발표했던 공모 예정가(2900∼3300엔) 중에서 가장 높은 금액이며, 미국 공모가는 32.84달러다. 14일 오후 11시10분 기준 라인의 시초가는 42달러로 10달러 가까이 높게 출발했다.

라인이 성공적으로 상장될 경우 시가총액은 약 6930억엔(약 7조9000억원)이 된다. 올해 세계 주식시장에 상장한 IT 기업 중 최대다. 상장은 라인 기존 주식(1억7499만주)의 20%에 해당하는 신주(3500만주)를 발행해 공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신주 매각을 통해 1330억엔(약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525만주 초과배정 옵션까지 포함할 경우 조달액은 1328억엔(약 1조5158억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2011년 6월 23일 출시된 라인은 일본에서 대성공을 거둔 이후 태국 등으로 진출했다. 한국에선 카카오톡에 밀리고 있지만 빠르게 해외 시장을 공략한 것이 오히려 엄청난 득이 됐다. 결국 지난 3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가 2억1840만명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이해진 의장과 함께 라인 설립에 핵심 역할을 했던 신 CGO 등은 ‘돈방석’에 앉게 됐다. 2008년 일본으로 건너간 신 CGO는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대표를 도와 라인의 성공을 후방에서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신 CGO는 라인 주식 1026만4500주, 이 의장은 557만2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공모가 기준으로 계산하면 신 CGO의 주식 가치는 약 3800억원, 이 의장은 약 2073억원이다. 2회에 걸쳐 스톡옵션을 받은 신 CGO와 달리 이 의장은 라인 출시 당시 1회만 스톡옵션을 받았다.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도 라인 주식 163만8000주(약 600억원)를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은 2012년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로 재직할 당시 라인 이사를 겸하며 기술 개발을 지원한 공로로 스톡옵션을 받았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대표(9만6500주·36억원)와 마스다 준 최고전략마케팅경영자(9만4500주·35억원) 등도 이번 상장으로 혜택을 볼 전망이다. 라인은 2012년 12월부터 3년여간 6차례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으로 2568만4500주를 지급한 바 있다.

라인 상장에 맞춰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은 15일 오전 강원도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閣)’에서 상장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2014년 6월 제주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 포럼’ 이후 2년 만에 이 의장이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셈이다. 네이버가 라인 상장에 얼마나 공을 들여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라인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모바일 경쟁력을 인정받은 사례라 평가한다”며 “타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