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GO(고) 태초마을인 속초로 떠납니다.”
일본 게임업체에서 내놓은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 고’가 강원도 속초에서 실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포켓몬 트레이너의 발길이 속초로 향하고 있다.
닌텐도가 iOS와 안드로이드용으로 출시한 이 게임은 출시 국가 가운데 한국이 제외돼 한국에선 게임 실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게임이 속초와 고성, 양양 등지에서 실행돼 포켓몬 고 유저들의 발길이 강원도 동해안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 블로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속초에서 포켓몬 고를 실행한 인증 사진과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포켓몬 고는 온종일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네이버 블로거 ‘Orin’은 자신의 블로그에 속초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 후 포켓몬 고를 실행해 포켓몬 캐릭터를 잡는 사진과 글을 올려놓기도 했다. ‘Orin’은 13일 오전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해 속초에 도착했다. 그는 이날 하루 속초 엑스포공원과 식당 등지를 돌아다니며 포켓몬 고를 실행하는 과정을 블로그에 소개했다. 그는 블로그에서 “인제군을 지나면서 포켓몬이 나오기 시작해 속초 터미널에 도착 후 많은 포켓몬이 목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게임이 속초를 비롯해 고성, 양양에서도 실행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 지역이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서울의 주요 터미널에서는 이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속초로 가는 버스표가 모두 매진됐다. 또 속초시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일주일 평균 방문자가 1만2000여명이지만 이날 하루에만 7만5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다.
속초의 한 횟집에서는 게임의 인기를 반영하듯 ‘포켓몬 고 헌터분들 시원한 물 한잔 하고 가세요’라는 포스터를 붙여 유저들을 반기기도 했다. 고성의 한 횟집은 블로그에서 “강력한 포켓몬 거북왕 파이리가 우리 횟집에 서식한다고 알려져 하루 종일 전화가 마비되고 있다”며 “여기는 횟집인데 대체 무슨 게임인지, 좋은 건지 나쁜 건지”라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 여행사들은 당일치기로 속초나 고성에 포켓몬을 잡으러 가는 여행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당일 왕복 버스 편만 제공하거나 지역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포켓몬 사냥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짜여 있다.
이와 관련해 포켓몬 코리아 관계자는 “포켓몬 고 게임이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 실행 이유 등 기술적인 부분을 답변하기 어렵다”며 “한국에서 게임 발매 여부도 현재는 결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일본 게임업체인 닌텐도가 개발한 이 게임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특정 장소를 비추면 화면에 포켓몬 캐릭터가 나타나고 이를 유저가 포획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AR 기술과 위치확인시스템(GPS) 기술을 접목한 게임으로 지난 6일 호주와 미국에서 출시된 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속초=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포켓몬 고’ 헌터들 너도나도 속초행
입력 2016-07-13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