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 발표”→ “공식발표 취소”→ “예정대로 한다” 우왕좌왕 국방부

입력 2016-07-13 21:27
국방부가 사드의 한반도 배치 지역을 발표하는 과정까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노출했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결정과 부지 선정 모두 졸속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오전 갑자기 사드 배치 지역을 오후 3시에 발표한다고 예고했다. 발표시간을 25분 앞둔 오후 2시35분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가 황급히 “오후 3시로 예정된 공식발표는 취소됐다”며 “사전 배포됐던 보도자료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통고했다. 기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오후 2시53분 문 대변인이 다시 기자실로 와 “예정대로 발표한다”고 수정했다. 사드 배치 지역에 대한 공식발표 후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성주 주민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발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공식발표를 하지 않기로 했다가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국방부는 부랴부랴 황인무 국방부 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설명단’을 구성하고 성주로 파견키로 했다. 이미 보도된 사드 부지 결정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겠다는 의도였다. 하지만 분노에 찬 성주군민들이 상경한다는 소식에 이들은 헬기에서 내려 국방부로 돌아왔다.

국방부가 수개월간 입 꾹 다물고 있다가 발표 몇 시간을 앞두고 해당지역 주민에게 설명하겠다는 것이 타당했는지에 대한 비난이 나오고 있다. 뒤늦게 주민들에 대한 예의를 운운하며 통고된 공식발표를 ‘하네 마네’ 하며 혼선을 빚는 것도 정부부처로서는 더더욱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의 말 바꾸기와 혼선은 이번뿐 아니다. 6개월 전만해도 국방부는 사드 배치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요청받은 적도, 협의한 적도, 결정한 바도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다 2월 7일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전격적으로 사드배치 협의를 발표했다. 3월 7일 한·미 실무단이 출범했지만 4개월 넘도록 무슨 일을 하는지 오리무중이었다. 7월 6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국회에서 “사드 부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7월 8일 한·미는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 수주 내 배치 지역을 발표한다고 했다. 그리고 불과 5일 만인 13일 배치 지역을 발표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