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호망서 빠진 서울·수도권… 패트리엇으로 막기에도 역부족

입력 2016-07-14 04:00
사드의 요격거리에 포함되지 못한 수도권 방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 당국은 기존 패트리엇(PAC-2) 미사일 전력에 올해부터 도입되는 개량형 PAC-3를 수도권에 우선 배치해 수도권 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과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도 배치한다는 계획이지만 M-SAM은 PAC-2 수준이고 L-SAM은 2020년대 중반이 돼야 개발 가능하다. 사실상 서울과 수도권에 대한 북한 미사일 위협을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방안은 마련되지 못한 셈이다.

사드의 최대 요격거리는 200㎞로 알려져 있다. 사드가 성주에 배치되면 서울 등 수도권 다수 지역은 사드 보호망에서 배제된다. 인구 밀집지역이자 군 핵심 지휘시설이 있는 수도권이 제외되면서 결국 “사드는 우리 국민이 아닌 주한미군 보호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드 대신 패트리엇을 통해 수도권을 방어한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합리적’일 수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스커드’의 고도는 25∼60㎞로 요격고도가 15∼40㎞인 패트리엇이 더 적합하다. 사드는 고도 40∼150㎞에 들어오는 적 미사일을 파괴하는 데 적절하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사드 배치 지역 발표 후 가진 설명회에서 “스커드미사일은 비행고도가 낮고 비행시간이 짧아 사드 요격이 제한된다”며 “수도권 방어를 위해서는 패트리엇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패트리엇 1개 포대면 서울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군이 보유하고 있는 PAC-2와 도입 예정인 개량형 PAC-3도 미사일 요격에 제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군사전문가는 “스커드 요격을 위해서는 미국이 최근 개량을 마친 PAC-MSE 버전이 가능하지만 우리 군이 도입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패트리엇 1개 포대만으로 서울 방어가 가능하다는 것도 과장됐다는 비판이 있다. 주요 기지 방어는 가능하지만 시민 보호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또 요격용은 공격용 미사일 1대에 대응해 통상 2발로 대응한다. 북한이 스커드 계열 미사일 800여기를 갖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패트리엇은 적어도 1000발 이상이 필요하다. 우리 군 보유량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이지스함에 탑재하는 SM-3 미사일 도입이나 광역 탐지로 적 공격을 사전에 대비하는 조기경보체계 구축 등 복합적인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