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는 지멘스, 화이자 등 세계적 기업들의 R&D 센터들이 들어 서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우수한 인력과 기술을 가진 바이오벤처기업들이 많으므로 글로벌 기업들의 다각적인 투자를 통해 가치(Valuation)를 높일 수 있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글로벌 벤처캐피털 요즈마그룹에서 한국 투자를 맡은 이원재(사진) 한국법인장은 “인구 800여만명에 척박한 환경인 이스라엘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투자에 나서게 한 원동력은 결국 ‘우수한 인적자원’과 ‘기술력’이다”며 “우리나라는 더 훌륭한 인재와 벤처가 많기 때문에 잠재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M&A(인수합병) 시장이 활성화 돼 있지 않다. 이 법인장은 “이스라엘 뿐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에는 해외 투자자들이 많이 들어와 있으며, M&A가 활성화 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좋은 기술을 글로벌 기업에 팔고 사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결국 창업자들이 만든 좋은 기술과 인력이 한국에 있다면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 R&D 센터를 설립하고 자리 잡을 수 밖에 없다. 이는 곧 한국에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즈마그룹은 이스라엘의 창업 초기 기업들의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1993년 이스라엘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조성한 ‘요즈마펀드’를 토대로 성장한 기업이다. 회사 설립 후 50여 개 기업에 투자했으며, 그중 20개 이상의 회사를 나스닥 상장 또는 글로벌 기업에 매각하는 등 이스라엘이 대표적인 글로벌 창업국가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일례로 이스라엘의 한 의사가 만든 의료영상기기를 만드는 바이오센스는 요즈마펀드가 국제특허 취득부터 해외 법인 설립 지원 등을 도왔던 회사다. 요즈마는 바이오센스에 100만달러를 투자해 글로벌 기업 존슨앤드존슨에 4억3000만달러에 매각하게 했다.
이 법인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글로벌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기술력을 가진 회사라고 해도 그 가치를 높게 평가받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지 않겠냐”면서, “요즈마그룹이 갖고 있는 전세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팀빌딩 단계에서부터 나스닥 상장까지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노출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요즈마캠퍼스도 가능성 있는 벤처기업들을 교육하고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벤처기업들이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뒤 세계로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법인장은 “요즈마는 다른 이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고유한 가치를 지니고, 세계 무대로 나갈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며 “자신이 백조인 줄 모르고 한국에서 미운 오리 새끼처럼 대우를 받는 우수한 벤처가 많다. 한국에서 저평가되고 있는 국내 벤처기업이 세계 시장으로 나가면 고평가 돼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열정을 갖고 도전하라”고 말했다. 장윤형 기자
[인터뷰] 요즈마그룹 이원재 한국법인장
입력 2016-07-17 1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