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이야기-할라벤] 전이성 유방암에 유용… 2차치료제로 급여 제한 아쉬워

입력 2016-07-17 19:46

유방암은 암 중에서도 진행이 느린 암으로 분류된다. 다른 암에서는 완치 기준으로 여기는 5년이 지나고서도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오래 두고 관찰해야 한다. 특히 유방암은 전이가 되면 환자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전이성 유방암 완치율은 20∼30% 미만이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전이성 유방암 치료목표는 완치보다는 환자 삶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일이다.

항암치료는 단일요법과 복합요법으로 나뉜다. 과거에는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항암제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복합요법은 암세포를 빠르게 제거하는 효과가 있지만 비교적 심각한 부작용이 따르거나, 환자가 치료를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또한 복합요법으로 치료 후 신체 상태를 복구하는 시기가 6∼7개월 정도로 항암치료를 받는 시기와 비슷하게 길었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최근에는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부작용이 적은 ‘단일요법’ 주목 받고 있다. 최근 개발되는 단일요법 치료제는 많은 환자들이 염려하는 탈모 현상도 적고 백혈구 감소증이나 오심, 구토 등 항암 치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작용도 완화시키고 있다. 특히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생존기간을 연장시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일례로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쓰이는 단일요법 치료제로 ‘할라벤’이 있다. 할라벤은 2014년 12월 HER2 음성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2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 받았다. 국내 유방암 환자 중 약 80%를 차지하는 HER2 음성 환자들은 2차 치료부터 할라벤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더불어 안트라사이클린계 및 탁산계 약물 치료가 부적절한 환자는 예외로 이전 치료 경험 여부와 관계 없이 할라벤 사용이 가능해졌다. 또한 에자이에 따르면 할라벤은 생존기간을 2.7개월 연장시킨 단일요법 치료제이며 투약 시간이 2∼5분으로 짧고 독성이 낮다는 게 특징이다. 이는 임상연구를 통해 근거를 보여줬다. 에자이에 따르면 19개국 전이성 유방암 환자 76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할라벤을 투여한 전이성 유방암 환자군(508명)의 평균 생존기간은 13.2개월로 임상의가 선택한 단일제제를 투여 받은 대조군(254명)의 10.5개월보다 평균 26% 늘어났다. 1년경과 후 생존율도 할라벤 치료군은 54.5%, 대조군은 42.8%로, 할라벤 치료군 생존율이 더 높았다. 전반적 생존기간 연장과 함께 유방암 환자의 편의성도 최대화했다. 단일제제로 예비투약 및 예비배합이 필요하지 않아 이로 인한 과민 반응이 생길 위험을 줄였다. 기존에 흔히 사용되는 항암화학치료제 병용요법은 부작용 빈도가 높아 유방암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 원인으로 꼽혀왔다. 투약시간이 30분∼1시간 걸리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정맥 투여 시간이 2∼5분 정도로 아주 짧아 환자가 병원에 머무는 시간을 줄인 것도 할라벤이 가진 장점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처럼 생존기간 연장효과가 있으면서도 독성이 적은 약제를 사용한다면 환자가 겪는 항암제 부작용이 줄어들 것이며, 항암치료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치료를 꾸준히 이어갈 것이다.

현재 할라벤은 2014년 6월 전이성 유방암의 3차 치료제로 보험적용이 고시돼 사용되고 있다. 다만 현재 2차 치료제로 적응증은 확대돼 있으나 급여가 되지 않아 사용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더 많은 치료옵션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2차 치료제로 돼 있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