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은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12년 유방암 완치율이 91.3%나 된다. 암을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 범위가 적고 복잡한 치료 없이도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그럼에도 암 판정후 환자들 대다수는 암수술과 항암요법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는다. 치료 시작 전 환자의 마음을 챙기고 암과 싸워낼 든든한 지원군 ‘명의’가 필요한 이유다. 부산 지역에서 유방암 환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명의가 있다. 바로 고신대학교복음병원 유방외과 전창완 교수다. 그는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나누려 애쓴다. 지난 4월 고신대복음병원 유방암센터에 합류해 지역 선도 유방센터 재도약의 힘을 불어넣고 있다.
유방암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 교수는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어지는 경우, 혹은 만혼기 이후 초산을 하면 그만큼 평생 동안의 생리기간이 길어져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 역시 길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발병률이 높아지기도 하다. 다양한 이유로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지만 조기검진으로 생존율은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암이 전이되면 환자에게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전이성 유방암 완치율은 20∼30% 미만이다. 전창완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목표는 완치보다는 생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은 보통 뼈, 폐, 간, 뇌의 순서로 전이가 된다. 그나마 뼈의 일부에만 전이가 된 경우, 혹은 치료 후 2년이 지나고 전이가 된 경우는 비교적 예후가 좋다. 문제는 폐나 간 또는 뼈에 광범위하게 암이 퍼질 경우다. 전 교수는 “평균적으로 뼈에 전이가 되면 생존기간이 36∼48개월 정도고, 폐는 25∼27개월 정도다. 뇌까지 전이되면 10∼11개월 정도로 생존기간이 짧은 편”이라며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환자는 화학요법을 통한 생존기간 연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전이성 유방암의 생존기간을 늘리는 새로운 항암제들이 나와 4기 이상의 환자라도 적절한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 전 교수는 “환자들은 항암치료를 하면서 득과 실 모두를 경험한다. 그 과정에서 생존기간 연장을 비롯해 통증 등의 증상 완화, 삶의 질 향상을 경험하면 상당한 득이 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 시, 치료 반응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항암제를 복합적으로 사용한 경우가 많았다. 복합요법은 암세포를 빠르게 제거하는 효과가 있지만 심각한 부작용으로 환자가 치료를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최근에는 환자의 고통을 줄이고 부작용이 적은 단일요법이 주목 받고 있다.
전 교수는 “최근 개발되는 단일요법 치료제는 많은 환자들이 염려하는 탈모 현상도 적고 백혈구 감소증이나 오심, 구토 등의 부작용도 완화시킨다. 특히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생존기간을 연장시켰다는 연구결과도 있어 득이 많다. 복합요법만큼 생존 기간 연장 효과도 있고 부작용도 적은 단일요법이 있다면 선택할만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단일요법 치료제. 할라벤은 2014년 6월 전이성 유방암 3차 치료제로 보험적용이 됐다. 현재 2차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됐지만, 급여가 되지 않아 사용은 제한적이다.
인터뷰 중 전 교수의 왼쪽 가슴에 달린 핑크리본 뱃지가 눈에 띄었다. 전 교수는 “핑크리본캠페인은 미국에서 시작된 유방암 인식 개선 운동이다. 리본을 통해 유방암 자가 검진과 조기 발견을 유도할 목적으로 동참하게 됐다”고 웃어 보였다. 유방암 환우를 위하는 마음도 각별하다. 전 교수는 부산지역 유방암 환우회인 나눔애사랑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또한 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한 맞춤형 치료와 진료로 최상의 치료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고신대복음병원은 환자 맞춤형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시행한다. 그는 “환자가 처음 암을 진단 받았을 때 외과, 영상의학과, 성형외과 등 다양한 분야 전문의들과 협진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선택한다”고 강조했다. 유방암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환자들에게 전 교수는 “폐나 뇌로 암이 전이된 환자 중에서도 7년, 13년 이상 생존하신 분들도 있다. 질병을 이겨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적극적인 자세와 순응도다. 치료를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
[쿠키가 만난 명의-고신대복음병원 유방외과 전창완 교수] “완치로 가는 길 적극적 자세·순응도 중요”
입력 2016-07-17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