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軍, 성주 낙점 이유는… “北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 절반 이상 방어”

입력 2016-07-13 18:06 수정 2016-07-13 21:34
한·미 군 당국이 ‘사드’를 경북 성주에 배치키로 한 것은 기존 핵심 군사시설 보호와 유사시 전시증원물자 보호라는 이중 목적에 부합할 수 있는 전략적 우위성을 갖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의 2분의 1에서 3분의 2 지역을 굳건히 지킬 수 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류제승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13일 사드의 성주 배치를 발표한 뒤 가진 기자설명회에서 ‘전략적인 적절성과 주민 안전성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됐다’고 했다. 국방부는 “성주가 주요 미군기지를 포함한 한·미 양국의 주요 군사기지와 전쟁 지속 능력을 보장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양국 군사기지와 원자력발전소, 저유시설 등 국가 중요 시설을 방어하는 최적의 지역이라는 분석이다.

국방부는 사드는 최대 요격 범위가 200㎞로 성주에 배치될 경우 미군기지의 허브 역할을 할 경기도 평택기지를 방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평택기지는 성주에서 160㎞ 거리에 있고 미2사단과 주한미군사령부, 미8군사령부가 이전되는 한반도 허브 기지다. 미 공군 주요 기지인 오산기지와 군산기지 방호도 가능한 곳이다. 오산기지에는 F-16, A-10 등 주한 미군의 주요 타격수단이 배치돼 있을 뿐 아니라 한반도 위기 고조 시 일본 미군기지와 미 태평양상 미군기지인 괌의 앤더슨기지에 있는 B-52, F-22 등 전략무기들이 전개되는 중요한 지역이다.

이와 함께 사드는 후방 100㎞까지 보호가 가능하다. 100㎞ 정도 떨어져 있는 부산과 포항, 김해 공항 보호가 가능하다. 이 지역들은 한반도 유사시 미 본토와 일본 기지로부터 공급되는 전쟁물자들이 공급되는 지역이다.

유사시 북한을 타격할 수 있는 전투기들이 집결해 있는 우리 공군의 기지 보호도 가능하다. 또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와 오산 공군작전사령부,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등 중남부 지역 우리 군 핵심 지휘시설 보호도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원자력발전소와 저유시설 등 전쟁지속 능력을 위한 우리 군의 주요 시설에 대한 방어에 효율적인 점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300㎜ 신형 방사포 위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점도 감안됐다. 올해 북한이 실전배치할 것으로 예상되는 신형 방사포의 최대 사거리는 200㎞로 북한이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발사해도 성주의 사드 포대를 공격할 수 없다. 성주는 MDL에서 250여㎞ 떨어져 있다.

또 사드 레이더가 배치될 성산포대 구릉지역은 해발 400m로 발사각도를 5도로 해 사드 레이더를 발사할 경우 주민 위해 범위는 100m로 주민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성산포대에서 주민 거주지는 약 1.5㎞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반발도 고려해 서쪽 해안보다 동쪽 해안에 가까운 지역을 선택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