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두 번째 여성 총리로 13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한 테레사 메이(59·사진)가 자신의 첫 내각에 역사상 가장 많은 여성 장관을 기용키로 했다. 영국 언론은 “내각의 절반이 여성인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진정한 양성평등을 꾀하는 파격적 인사”라고 평가했다.
현지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메이는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내각을 구성해 달라는 요청을 받는 것으로 총리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메이는 즉각 내각 구성에 착수해 늦어도 14일까지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메이는 지금까지 내각 24명 중 절반을 여성으로 채운 것으로 전해졌다. 숫자뿐 아니라 핵심 요직에 여성을 기용할 방침이어서 명실 공히 ‘여성 상위시대’라고 부를 만하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중용이 확실시되는 여성은 앰버 러드(46) 에너지부 장관이다. 러드는 총리, 재무장관, 외무장관과 함께 내각의 ‘4대 요직’인 내무장관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러드를 총리에 이어 ‘넘버 2’인 재무장관에 기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재무장관에는 필립 해먼드(60) 현 외무장관도 거론된다. 러드가 재무장관에 앉을 경우 내무장관에 다른 여성이 임명될 수 있다.
저스틴 그리닝(47) 국제개발부 장관을 보다 요직인 보건부 장관에 임명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메이와 총리직을 놓고 경선을 벌이다 중도 포기한 안드레아 레드섬(53) 에너지부 차관을 승진시켜 장관에 앉힐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메이가 내무장관 때 차관으로 함께 일한 카렌 브래들리(46), 마곳 제임스(58), 해리엇 볼드윈(56)도 장관 후보로 거론된다.
메이의 여성 장관 중용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오랜 소신 때문이다. 메이는 웨스트민스터(의회)에 여성 의원을 늘리자는 캠페인을 전개했고,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여성 장관 확대를 요구했다. 이번에 여성 장관을 대거 기용한 뒤 ‘아이 키우기 좋은 정책’을 집중적으로 만들어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텔레그래프는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11년간(1979∼1990) 재임하면서 단 한 명의 여성만 장관에 앉혔다”면서 “같은 여성 총리라도 대처와 메이가 확연히 구별된다”고 지적했다. 직전 데이비드 캐머런 정부에서는 장관 24명 중 7명이 여성이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英 ‘메이 내각’ 절반 여성으로 채운다… 26년 만에 여성 총리 임기 시작
입력 2016-07-13 1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