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천상륙작전’ 맥아더役 맡은 리암 니슨 내한 회견 “평소 한국전쟁에 관심”

“배우가 되기 전부터 한국전쟁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았어요. 미국 기준으로 봤을 때 잊혀진 전쟁이지만 역사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거든요. 맥아더는 전설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로 대립과 충돌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해요. 이렇게 매력적이고 좌충우돌하는 인물을 연기했다는 걸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64)이 27일 개봉되는 영화 ‘인천상륙작전’ 홍보차 한국에 왔다. 니슨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맥아더 역을 처음 제안 받고 반가웠다. 수백, 수천의 생명이 걸린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게 매력적이어서 선뜻 맡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하면서 성공 확률이 5000분의 1에 불과하고 모두가 미쳤다고 하는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맥아더의 엄청난 부담감과 중압감을 느꼈다”며 “영화는 아주 복잡한 이야기를 매우 흥미진진하고 이해하기 쉬운 스토리라인으로 전개시켰다. 대본이 훌륭했다. 수많은 차원에서 다른 감동을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첩보작전 ‘X-RAY’에 얽힌 사연에 초점을 맞췄다. 맥아더는 조연으로 분량이 많지는 않다. 그럼에도 니슨은 캐릭터 연구를 철저히 했다. 그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건 정말 어렵다. 트루먼 대통령이 맥아더를 직위 해제했을 당시 연설 등 각종 자료를 참고해 나만의 맥아더를 완성했다”고 말했다.

그는 “맥아더의 삐딱하게 쓴 모자와 어딜 가든 물고 있는 파이프 담배는 그에게 권위와 권한을 상징하게 하는 동시에 숱한 부하들에게 할아버지와 같은 편안함을 제공하는 역할도 했을 것”이라며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이 영화 또한 맥아더만큼 훌륭한 작품이고 감동적이어서 젊은이들이 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니슨은 함께 자리한 이정재(해군 첩보부대 대위 장학수 역)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동안 70편이 넘는 작품을 하면서 진정한 배우를 만나면 알아볼 수 있어요. 이정재씨와 첫 촬영 순간 그가 진정한 배우임을 알았어요. 정제된 아름다움과 뛰어난 집중력이 돋보이는 지적인 배우, 진정한 프로페셔널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이정재는 “현장에서 한 커트가 끝나고 다음 커트로 넘어가는 중간에도 니슨은 자신이 앉아 연기했던 소품 의자에서 떠나지 않았다. 역할에 더 몰입하기 위해서였다. 느낌을 조금이라도 흐트러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화답했다. 이재한 감독은 “두 배우를 통해 불가능을 가능케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