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11번째 ‘총기 참사’ 추도사

입력 2016-07-13 18:17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 부부가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 모튼 H 메이어슨 심포니 센터에서 열린 총기참사 순직 경찰관 추모식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텍사스주에서 살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과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추모식에 참석했다. AP뉴시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저격된 경찰관의 추모식에 참석해 화합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텍사스주 댈러스의 모튼 H 메이어슨 심포니 센터에서 열린 경찰관 5명의 추모식에서 “어떤 위험한 순간에도 이들은 도움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았다”고 애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폴란드와 스페인에서의 일정을 하루 단축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임기 중 대규모 총기 참사를 겪은 지역을 방문해 애도한 것은 무려 11번째다. 49명이 숨진 플로리다주 올랜도 참사 현장을 방문한 지 한 달도 안 돼 다시 추모식 연단에 섰다.

뉴욕타임스(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추모식 전날 대부분 시간을 연설문 작성 보좌관과 함께 보냈다고 보도했다. 목숨을 잃은 경찰관 가족을 위로하고 인종갈등이 악화되고 있다는 두려움에 떠는 국민을 안심시킬 적당할 말을 찾기 위해 고심했다는 것이다. NYT는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노력에는 비슷한 연설문을 작성하는 데 여러 차례 심혈을 기울였지만 현실은 조금도 바뀌지 않고,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 데 따른 좌절감이 깔려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추모사에서 과거처럼 총기규제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8년간 너무나 많은 희생자 가족이 아픔을 겪었지만 총기규제 입법을 이루지 못했음을 지적하는 대목에서 그는 감정이 격해져 수차례 말을 잇지 못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