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제도를 신봉하던 19세기 미국 부통령 존 칼훈(1782∼1850)의 이름을 딴 예일대의 칼훈 칼리지에서 한 흑인 청소부가 유리창 스테인드글라스에 붙어있던 흑인노예 그림을 부숴 재판을 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예일대 청소부 코리 메나피(37)는 지난달 중순쯤 칼훈 칼리지에 걸려있는 ‘목화밭에서 일하는 흑인 노예’ 그림(사진)을 빗자루로 깨뜨린 후 기물손괴 혐의로 기소됐다. 12일(현지시간) 뉴헤이븐 법원에 출두한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빗자루로 유리창을 깬 것은 잘못이지만 그 그림은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법원 앞에는 예일대 학생과 교직원 40여명이 메나피를 응원했다. 예일대에서 8년간 일한 메나피는 지난해 12월부터 칼훈 칼리지에서 청소를 했다.
문제가 된 스테인드글라스 그림과 칼훈의 이름을 딴 건물은 오래전부터 예일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한 사안이다. 예일대 측은 NYT에 “그림을 철거할 계획이었다”며 “유리창에는 예일대의 모습을 담은 새로운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을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일대는 또 검찰에 메나피를 처벌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김미나 기자
“이런 그림 못참겠다” 흑인 노예 스테인드글라스 예일대 흑인 청소부가 부숴
입력 2016-07-13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