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2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샌더스의 지지자들이 모두 클린턴을 지지할 가능성은 낮다.
샌더스의 지지선언은 민주당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2주 정도 앞두고 나왔다. 그동안 샌더스는 클린턴과 민주당이 자신이 추구하는 진보적 정책을 수용할 것을 요구하며 지지선언을 미뤘다. 그는 전당대회까지 경선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클린턴은 공립대 무상 등록금 등 샌더스의 주요 공약을 받아들였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정강정책위원회도 지난 8∼9일 전체회의를 열고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키로 하는 등 샌더스의 요구 사항을 반영했다. 그러자 샌더스는 뉴햄프셔주 포츠머스에서 진행된 공동유세에서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선언하고 지원유세를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팎에서는 샌더스의 지지자들이 정말 클린턴에게 투표할지 의심하는 시각이 많다. 주류인 클린턴과 아웃사이더 샌더스의 이념 격차가 워낙 크고 경선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진 탓이다.
CNN방송은 “샌더스가 클린턴 지지를 선언해 대선을 돕지 않고 수수방관하거나 제3의 후보로 출마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샌더스 지지자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많은 샌더스 지지자가 오는 11월 8일 대선에서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실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 샌더스 지지자 중 트럼프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8%였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드디어… 샌더스, 힐러리 지지 선언
입력 2016-07-13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