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눈을 뜨세요

입력 2016-07-13 20:39

오늘 본문에는 두 명의 맹인이 나옵니다.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길가에 앉아 구걸하는 일뿐이었습니다. 이른 아침이면 자리를 깔고 앉아 다 낡은 깡통을 앞에 놓고 자비를 구했을 것입니다. 매일 사람들의 처분만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사람들의 발소리가 평소보다 요란합니다. 목소리는 무척 흥분돼 있고 즐거워 보였습니다. 맹인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여보시오. 선생님들, 오늘 무슨 특별한 일이라도 있습니까”라고 물었지만 아무도 사실을 알려 주지 않습니다. 그저 “당신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말해줘 봐야 너희들에게는 아무 소용없는 일”이라고 핀잔을 줍니다. 맹인들은 너무도 궁금했습니다. 그때 한 아이가 “사실 오늘 예수님께서 이 마을을 지나가신답니다”라고 합니다.

맹인들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렸습니다.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다는 그 예수님, 38년 된 중풍병자와 귀신 들린 자를 고치셨으며 12년 동안 혈루병을 앓는 여인을 고치셨다는 그 예수님이 오신다는 것이었습니다. 두 맹인은 약속이라도 한 듯 지팡이를 짚고 있는 힘을 다해 일어났습니다. 냄새나고 지저분한 자리와 생계의 수단이었던 다 찌그러진 깡통을 집어 던졌습니다. 그들은 확신했습니다. “예수님이시라면 우리의 눈을 뜨게 해 주실 거야.”

맹인들은 사람들이 가는 쪽으로 더듬거리며 예수님을 찾아 나섭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사람들에 치여 넘어집니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비 오듯 쏟아집니다. 손바닥과 무릎은 긁히고 찢어져 피가 납니다. 쓰리고 아파옵니다. 사람들은 “너희 같은 거지 병신들이 뭐 하러 가느냐”며 타박을 합니다. 그러나 두 맹인은 주변의 분위기에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늘 예수님을 만나지 못하면 언제 또다시 이런 기회가 올지 몰랐기 때문입니다.

마침내 맹인들의 감긴 눈과 사랑 많으신 예수님의 눈이 만났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능히 이 일을 할 수 있다고 믿느냐.” 주님은 그들의 눈을 열어 보게 하시기 전에 그들이 진정 주님을 믿는지 물으셨습니다. 맹인들에게 망설일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들은 대답합니다. “예, 그렇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눈을 열어 보게 하실 줄 믿습니다.” 예수님이 다시 말씀하십니다. “너희 믿음대로 될지어다.”

사랑하는 여러분, 눈을 뜨고 믿음의 선진들을 바라보십시오. 십자가를 바라보고 예수님을 바라보십시오. 그리고 하늘의 상급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주님을 더 많이 사랑하고, 주님 뜻대로 산다는 것은 순간의 감정만으로는 하기 어렵습니다. 많은 방해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 번 뜬 눈을 다시는 감지 마십시오. 눈을 감으면 그 결과는 어두움과 공포, 절망, 죽음입니다. 나의 눈을 뜨게 하신 주님을 마음껏 찬양하며 경배하십시오.

그리고 내가 만난 예수님, 나를 불러 그의 백성 삼으신 것을 자랑하며 증거하며 살아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유성상 목사 (태안 만리포교회)

◇약력=△대전신학대, 동아대, 장로회신학대 신대원, 미국 카버넌트대학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