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사드참외랍니다….”
한·미가 경북 성주군을 사드(THAAD) 배치 최적합지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2일 오후 6시쯤 사드 배치 예정부대인 성산포대 인근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에는 곳곳에 사드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사드 배치 결정 소식을 전해들은 읍내 주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성산포대에서 500∼700m 떨어진 곳에서 건설업을 하고 있는 김모(60)씨는 “주변에서 사드 이야기만 나오면 사람들이 ‘휘발유 들고 국회에 가야 한다’ 등 거친 말들을 쏟아낸다”며 “참외 주산지에다 ‘클린 성주’를 외치는 이곳에 사드가 들어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성주읍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김모(39)씨는 “사드가 들어온다니까 주변에서 성주참외가 아니라 사드참외가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며 “대부분 주민들이 사드 반대 행동에 적극 동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성주군과 의회도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은 이날 오후 6시부터 군청 현관에서 ‘사드 배치 결사반대’라는 어깨띠를 두른 채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앞서 성주군은 사회단체협의회, 이장상록회, 새마을회, 의용소방대 등 50여개 단체 대표들을 중심으로 ‘사드 성주배치 반대 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 발대식을 가졌다. 김 군수는 “정부가 지자체를 너무 얕보는 것 같다”며 “군수에게 한마디 귀띔도 없이 이럴 수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주군은 13일 오전 군민 3000여명이 참가하는 궐기대회를 연다. 궐기대회에서 군수와 의장, 군의회 의원, 사회단체장 등 30여명이 ‘사드 배치 결사반대’라는 혈서를 쓰고 무수단 미사일 화형식도 가진다.
성주=김재산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클린 성주에 어떻게… ‘사드 참외’ 되나”
입력 2016-07-12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