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프래틀리 군도 7개 암초에 인공섬

입력 2016-07-13 00:05
중국이 지난해 4월 바다에 떠 있는 준설선들을 동원해 스프래틀리 군도의 피어리크로스 암초에서 인공섬 건설 작업을 벌이고 있다. 위쪽 주황선으로 표시된 곳이 길이 3000m가 넘는 활주로다.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제공

최근 국제적 논란이 된 중국의 인공섬 건설은 남중국해 최남방인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집중돼 있다. 매년 약 1조2000억 달러어치의 물동량이 오가는 남중국해 교통로의 길목이다. 스프래틀리 군도는 특히 베트남 필리핀 대만 중국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치열한 분쟁 지역이다.

중국에 앞서 필리핀 베트남 대만도 준설 등을 통해 인공섬을 건설한 바 있다. 그래서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을 ‘후발주자(late comer)’라고 불렀다. 하지만 중국이 선발주자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은 규모와 속도다. 해리 해리스 미국 태평양함대사령관은 지난해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중국이 준설장비와 불도저를 동원해 수개월 만에 모래 장성을 건설했다”고 비판했다.

중국은 2014년 하반기부터 스프래틀리 군도의 7개 암초에 매립 등 방식으로 인공섬을 건설했다. 확보한 땅이 12㎢에 이른다. 인공섬으로 바뀐 7개 암초는 수비 암초, 가벤 암초, 휴즈 암초, 존슨사우스 암초, 미스치프 암초, 피어리크로스 암초, 콰테론 암초다.

필리핀 서부 팔라완에서 남동쪽으로 135㎞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미스치프 암초는 지난해 1월 준설과 매립 공사가 시작된 지 반년도 안 돼 완연한 섬으로 바뀌었다. 수십 척의 준설선과 불도저까지 동원해 속전속결로 밀어붙인 결과다. 7개 인공섬 중에서 피어리크로스 암초는 중국이 가장 큰 전략적 중요성을 부여한 곳이다. 3㎞가 넘는 활주로를 갖춰 전투기부터 대형 수송기까지 모든 기종의 군용기 이착륙이 가능하다. 군함이 정박할 수 있는 항만시설도 갖췄다. 중국은 미스치프 암초와 수비 암초에도 활주로를 건설해 스프래틀리 군도 내 중국의 활주로는 3곳에 이른다. 필리핀 대만 베트남도 스프래틀리 군도에 군용 활주로를 갖고 있다.

콰테론 암초도 전략적 중요성이 높다. 중국은 이곳에 고주파 레이더를 설치해 남중국해상을 오가는 선박과 항공기의 움직임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