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49·사법연수원 21기) 검사장의 ‘넥슨 주식대박’ 비리를 수사 중인 이금로(51·20기) 특임검사팀이 진 검사장과 그의 대학 동창인 김정주(48) NXC(넥슨그룹 지주회사) 회장의 자택·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진 검사장의 자산 증식을 둘러싼 특혜 의혹은 물론 넥슨 측에 대한 경영 편의제공 여부까지 광범위하게 확인하려는 시도다.
특임검사팀은 12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진 검사장의 자택과 신사동의 김 회장 소유 개인회사 와이즈키즈, 판교 넥슨코리아 등 1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 80여명을 보내 회계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제주도에 있는 김 회장의 자택과 NXC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항공편으로 급파된 수사 인력도 있다. 김수남(57·16기) 검찰총장의 특임검사 지명 6일 만에 이뤄진 첫 강제수사다.
압수수색영장에는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이 모두 피의자로 적시됐다. 검사장급 이상 현직 검사에 대한 자택 압수수색은 1993년 ‘슬롯머신 수사’ 당시 이건개(75) 대전고검장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특임검사팀이 기존 의혹과 별개로 진 검사장의 범죄 혐의를 구체적으로 포착했다는 관측이 더욱 힘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진 검사장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었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넥슨 돈을 빌려서 산 주식을 처분, 120억여원의 차익을 거두는 과정에 대학 동창인 김 회장의 도움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진 검사장이 보유하던 넥슨재팬 주식은 2011년 일본 증권시장 상장과 함께 가치가 급상승했다. 특임검사팀은 넥슨이 임차해 쓰던 고급 차량을 진 검사장이 친척 명의로 넘겨받아 사용해 온 정황도 포착하고 대가성 등을 살피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조사된 내용뿐 아니라 사건을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檢, 진경준·김정주 자택·사무실 압수수색
입력 2016-07-12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