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집단대출 규제 변수에도 아파트 분양 시장 열기는 지속되고 있다. 집단대출 규제로 강남권 재건축 시장이 한풀 꺾인 반면 집단대출 규제에서 벗어난 단지에는 여전히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청약시장으로 들어온 부동자금이 규제 예외 단지들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8일 열린 인천 송도 SK뷰(2100가구) 견본주택에는 주말 3일간 3만2000여명이 다녀갔다. 중도금 집단대출 규제 시행(7월 1일) 이후인 이날 분양승인을 받았지만 3.3㎡ 분양가가 1257만원으로 규제 대상(9억원 이상 주택, 1인당 보증한도 6억원) 주택형이 없다. 지난 5일 분양승인을 받은 경기도 용인 ‘신흥덕 롯데캐슬 레이시티’(1597가구) 견본주택에도 10일간 4만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신흥덕 롯데캐슬 레이시티 분양 관계자는 “미계약분에 대한 우선권을 주는 ‘내집마련 신청서’를 작성한 고객만 1000명이 넘을 정도로 인근 지역의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이달 공급을 시작한 단지들의 마감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미사강변도시 ‘하남 미사 신안 인스빌’은 평균 77.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당일 마감됐다. 같은 날 1순위 청약한 ‘세종 신동아 파밀리에 4차’도 역대 세종시 최고인 평균 201.71대 1의 기록을 세웠다. 이틀 앞서 분양된 ‘미사강변 호반 써밋플레이스’ 역시 54.0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서울 흑석 뉴타운 7구역에 건설하는 ‘아크로리버하임’은 올해 수도권 최고인 평균 89.45대 1로 1순위 마감됐다. 이달 계약을 시작한 ‘힐스테이트 동탄’과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10.0’ 1단지는 각각 5일과 7일 만에 100% 계약을 완료했다.
이들 단지는 집단대출 규제 시행에 따른 ‘시장 냉각’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호성적을 거뒀다. 6월 이전 분양승인을 받는 등 집단대출 규제 예외 단지이긴 하지만 제도 시행 당시엔 청약시장 전체가 영향권에 들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청약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부동자금이 청약시장 외에 갈 곳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가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청약시장으로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규제 범위가 크지 않은 것도 원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고, 가구당 규제가 아닌 인당 규제로 괜찮은 사업장은 단기 과열양상을 보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직접 타깃이 된 ‘디에이치 아너힐즈’ 분양 성적에 따라 규제 예외 지역으로 청약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현 정부 들어 잇따른 재건축 규제 완화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평균가격이 4년 전과 비교해 최고 3억원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평균가격이 2012년 말 대비 2억9427만원 오른 것을 비롯해 강남구(2억7250만원), 서초구(2억5379만원) 등 재건축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2억원을 넘었다. 전체 아파트 가격 평균에서도 강남구가 1억5701만원 상승한 것을 비롯해 서초구(1억3323만원), 송파구(1억1302만원) 등이 4년 전에 비해 1억원 이상 올랐다.
[경제뉴스]
☞
☞
☞
☞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집단대출 죄기 ‘풍선효과’… 규제 비켜간 단지 청약 열기
입력 2016-07-12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