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교에 있어 지역교회와 선교단체의 협력은 중차대하다. 교회의 인적 자원과 선교단체의 전문성이 만나야 효과적인 선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 규모가 커질수록 인적 자원이나 훈련 프로그램, 파송까지 모두 교회가 감당하려 하고 선교단체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형교회의 ‘독단적 선교’는 건강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대형교회는 그 규모와 역량에 걸맞은 선교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적·물적 자원을 보유한 대형교회가 추구해야 할 선교적 책무는 무엇이어야 할까.
11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Acts29비전빌리지에서는 ‘대형교회의 선교 책무’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한국글로벌선교지도자포럼(KGMLF)이 지난해 11월, 이 같은 주제로 발표한 발제문을 같은 제목의 한글 및 영문판 책(두란노)으로 발간한 것을 계기로 마련된 자리다. 이날은 출간기념예배와 함께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대형교회의 선교 책무를 다룬 책으로는 첫 사례로 꼽힌다.
이날 발제에는 한국과 미국, 브라질의 대형교회 사례가 발표됐으며, 아프리카 가나의 오순절 교단의 카네시교회의 선교 등 총 9개 사례가 발표됐다. 발제에 따르면 대형교회의 리더십은 선교단체와 적극 협력해야 하며 선교사역과 사역의 수혜자들에게도 책임을 가진다. ‘나홀로’ 선교는 존재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의 경우 선교적 교회로 시작했다. 교회와 선교단체의 두 측면을 설립 때부터 결합시켰으며, 창립 2개월 만에 국제선교단체를 지원했다. 1992년에는 두란노해외선교회(TIM)를 설립해 온누리교회 및 다른 지역 교회 출신 선교사들을 파송했다. 또 풍부한 자원을 활용해 선교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교회 내 선교훈련 시설을 타 교회와 단체에 제공해왔다.
함태경 CGNTV 경영기획본부장은 “온누리교회는 여전히 국제 선교단체들로부터 적극 배워야 하며, 선교사 케어를 위해서도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며 “교회는 향후 선교 신학 개발을 위해 선교학 연구소를 설치하고, 교회와 선교단체 간 융합을 지속하는 데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는 선교단체들과의 철저한 동역을 강조했다. 박필훈 사랑의교회 목사가 작성한 발제문을 발표한 최형근(서울신대) 교수는 “사랑의교회 선교사들은 대부분 교회 자체적으로만 파송 받지 않고 국내 및 국제 선교단체들에도 소속돼 있다”며 “사랑의교회는 협력 관계를 통해 선교가 효과적으로 수행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다양한 선교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선교적 시너지를 구축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교회들은 효과적인 협력을 위해 선교단체의 전문성과 사역 기술을 인정해야 하며, 대형교회는 선교단체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용인=글·사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개교회 ‘나홀로 선교’보다 선교단체와 파트너십 우선”
입력 2016-07-11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