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남중국해 판결… 中 “휴지조각” 엄포

입력 2016-07-12 04:32
네덜란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가 12일(현지시간) 필리핀이 제소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해 중재 판결을 내린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첨예하게 맞선 남중국해에 다시 격랑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판결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영유권 강화 움직임을 보였다. 환구시보는 11일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점유한 인공섬 4곳에 등대를 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미 실효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중국은 지난 5일부터 남중국해에서 해군 3개 함대 군함 100여척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류전민 외교부 부부장은 공산당 이론지 ‘구시(求是)’에 “PCA 재판관 5명 중 4명이 우익 성향의 일본인이 지명했다”며 재판부의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판결은 휴지조각이 될 운명”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2013년 배타적경제수역(EEZ) 개발권을 명확히 해달라는 취지로 PCA에 제소했다. 핵심 쟁점은 중국이 EEZ의 기점으로 삼은 곳이 섬인지 암초인지다.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따르면 12해리 영해의 기준으로는 섬과 암초를 모두 인정하지만 200해리 EEZ는 섬만 인정한다. 중국이 점유한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나 피어리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가 섬이 아니라 암초라는 최종 판단이 나오면 중국은 어업권과 자원개발권 등 EEZ 권리를 주장할 수 없게 된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