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여수애양병원 명예원장, 제4회 성천상 수상… 한센병·무릎 환자 위해 33년 동안 헌신

입력 2016-07-11 19:10

“나를 꼭 필요로 하는 곳에서 젊음을 바치겠다.”

전남 여수 애양병원 김인권(66·사진) 명예원장은 1980년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사는 국립소록도병원에 공중보건의 근무를 자원했다.

75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뒤 6개월간 소록도에서 인턴생활을 하며 봤던 한센병 환자들의 비참한 모습이 깊게 각인됐기 때문이었다.

김 원장은 부인과 생후 2개월 딸을 데리고 소록도로 내려가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3년간의 소록도 근무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의사로서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버림받고 소외된 이웃을 위한 길을 걷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다.

김 원장은 83년 여수애양병원 정형외과 과장으로 부임해 한센병과 소아마비 환자의 재활 치료와 인권을 위해 헌신했다. 1909년 선교사에 의해 지어진 여수애양병원은 국내 최초의 한센병 전문병원이다.

90년대 중반부터는 허리와 엉덩이관절, 무릎통증으로 고통 받는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힘써왔다. 국내 최고 인공관절수술 대가로 손꼽히는 김 원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고령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치료비용은 최대한 낮추고 찾아오는 환자들은 무조건 받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중외학술복지재단(이사장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은 33년간 참다운 인술을 실천해 온 김 원장에게 제4회 성천상을 수여키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성천상은 JW그룹 창업자인 고(故) 성천 이기석 사장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사회적 귀감이 된 의료인에게 주는 상이다. 수상자는 상패와 1억원의 상금을 받는다. 시상식은 다음 달 2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