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따로 포대 따로… 사드, 분리 배치설도

입력 2016-07-12 04:37
조선중앙TV가 11일 조선인민국 총참모부 포병국 명의의 중대경고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발표 후 나온 북한의 첫 반응이다. 북한은 “사드체계가 틀고 앉을(배치될) 장소가 확정되는 시각부터 우리의 물리적 대응조치가 실행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시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레이더와 포대를 서로 다른 지역에 분리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배치 지역으로 기존에 거론됐던 곳이 아닌 새로운 지역이 선정될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드 레이더 운용에 민감한 중국의 반응을 고려해 레이더는 후방으로 배치하고 포대는 중부권에 가까운 곳에 배치하는 것도 한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11일 군 관계자는 “사드 배치 지역은 전략적으로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곳과 주민 불편 최소화, 주변국과의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곳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거론되는 유력 지역 가운데 경남 양산은 지대공 미사일 나이키 부대가 배치됐다가 철수된 뒤 지금은 공터로 남아 있는 곳이다. 양산의 천성산은 한때 사드 레이더 배치 지역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해발 922m인 천성산은 공군이 레이더 기지로 활용해오다 2003년 1월 철수했다. 레이더 전자파 유해도를 감안해 산악지대에 설치한다면 사드 레이더 배치에 유리한 점이 있다.

이 지역은 군이 향후 미사일 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국방부가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곳이어서 부지매입 비용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행정적 절차도 최소화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사드 운용 비용은 주한미군이 부담하되 부지 제공은 한국군이 하도록 돼 있다. 양산은 유사시 미군의 군수물자들이 들어올 부산항과 김해공항과도 가깝다. 또 사거리가 200㎞ 이상인 북한의 신형 방사포 위협으로부터도 안전하다. 한반도 거의 남쪽 끝 지역이어서 중국의 반발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사드가 이곳에 배치될 경우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방어는 포기하는 것이 된다. 새로운 미군기지가 들어서는 경기도 평택기지 방어에도 제한점이 있다. 또 양산 주민들의 반발이 거셀 가능성이 크다. 양산은 영남권 신공항 유치가 무산돼 주민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경북 김천은 인근 지역에 미군 군수물자 기지가 있고 요격 미사일인 패트리엇 군수물자가 있어 전쟁 지속능력 보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추가 부지 조성 부담도 적다. 또 북한의 신형 방사포 위협 거리에서 벗어나 있는 곳 가운데 가장 중부권에 가까워 수도권 방어도 가능하다.

경북 포항은 공군 나이키 부대가 운영됐던 부지가 있고 유사시 해상으로 군수물자가 들어오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유리하다. 북한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타격을 고려한다면 동해에 가깝다는 점에서 고려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 경북 성주와 예천은 공군이 호크 유도탄 부대를 운영하고 있는 지역이라 미사일 기지로서의 작전성과 환경 유해성 논란이 작을 수 있다.

어느 지역이 선정되든 주민 반발이 거세질 것은 분명하다. 한 군사 전문가는 “어디가 선정되든 ‘강정마을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은 이곳에 해군기지 조성 계획에 거세게 반발해 조성 공사가 수년간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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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