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연이은 고난, 이번엔 췌장암… “내게 주신 불 시험” 간증 감동

입력 2016-07-11 21:07

“김영길 장로님의 전화번호를 알고 싶습니다.” 지난 8일 아침이었습니다.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국민일보 미션면 ‘역경의 열매’ 주인공인 김영길(사진) 한동대 초대총장과 꼭 통화하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날은 김 장로님의 마지막회 이야기가 소개된 날로, 그가 최근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내용이 처음으로 지면에 공개된 날이었습니다. 멋있는 결말일 줄 알았는데 또 다른 역경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화를 하신 분은 자신도 췌장암에 걸렸다 나았다며 그 비결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김 장로님의 이야기는 지난달 13일부터 총 20회가 실렸습니다. 한 회, 한 회 나갈 때마다 독자들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담당 기자로서 그의 췌장암 소식을 들은 것은 40여일 전, 지인들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역경의 열매 연재를 부탁드렸고 더 많은 분들이 중보기도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췌장암 소식을 밝히는 것은 마지막 편이 좋겠다고 장로님의 부인인 김영애 권사가 제안했습니다.

김 장로님은 과거에도 ‘역경의 열매’ 코너에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90년 6월이었는데요. 그런데 정작 김 장로님은 “그때는 역경이 하나도 없었어요. 카이스트에서 교수하던 때였거든요. 진짜 역경은 한동대 가면서 생겼지”하며 웃으셨습니다.

실제로 고난은 한동대 총장직을 수락하고 시작됩니다. 존경하던 셋째 형님 김호길 포항공대 초대총장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 부모님마저 연이어 별세하십니다. 개교 이후에는 잇단 고소·고발로 재판을 받고 교도소 신세까지 집니다. 왜 이런 고난을 당해야 하는가. 하나님의 대학을 설립한 대가가 이토록 큰 것인가. 연재 도중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김 장로님의 대답은 성경 말씀 한 구절이었습니다. “사람마다 불로써 소금 치듯 함을 받으리라.”(막 9:49) 김 장로님은 “하나님은 각 사람들에게 고난과 시련이라는 거룩한 불을 사용하신다. 주님의 자녀들은 자기 온도에 맞는 불시험을 겪거나 통과한다”고 하셨습니다. 고난의 문제는 참 어려운 주제 같습니다.

김 장로님은 ‘공부해서 남 주자’는 말을 참 많이 했습니다. 마지막 회에서는 공부해서 남 주는 사람을 ‘정직하고 물질에 연연하지 않는 거룩한 바보들’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대단한 기독교적 선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의 앞 세대들은 얼마나 많이 “머리가 될지언정 꼬리가 되지 않도록” 기도했던가요. 어떻게 보면 김 장로님 자신이 거룩한 바보로 살아왔습니다. 하나님의 대학을 위해 소수정예를 고집했고, 돈에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붙잡았습니다. 연재 내용엔 빠졌습니다만 김 장로님은 ‘CEO 총장’이란 말을 싫어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대신 돈을 의지하는 표현이기 때문이랍니다. 장로님, 속히 나으시길 기도합니다.

신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