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가 전반기를 마치고 4일 간의 올스타전 휴식기에 돌입했다. 코리안 빅리거들의 전반기 성적은 한마디로 ‘형만한 아우가 없었다’였다. 경험이 풍부한 형들의 행보는 갈수록 거침이 없는 반면, 동생들은 다사다난한 빅리그 생활을 이어갔다.
개막 5경기 만에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했던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는 40일 동안 재활로 자리를 비웠으나 베테랑답게 위기를 극복했다. 한국인 타자 중에서 가장 적은 경기와 타수를 소화했음에도 전반기 타율 0.274(117타수 32안타) 17타점을 기록했다. 11일 전반기 최종전에서 2타수 1안타 3볼넷으로 개인통산 600볼넷 기록을 달성했다. 전반기 7홈런을 때렸는데, 그 중 4개가 선두타자 홈런이었다. 때문에 1번 타자로 기용하기 아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셋업맨에서 클로저로 보직을 옮기면서 ‘한·미·일 끝판왕’에 등극했다. 꾸준한 실력으로 믿음을 준 끝에 본업을 되찾았다. 전반기 45경기에 등판해 45⅓이닝 동안 2승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했다. 한·일 무대에서 트레이드마크로 여겨졌던 ‘돌직구’에다 예리한 슬라이더가 곁들여지며 빅리거들의 방망이를 헛돌리게 하기 일쑤였다. 오승환은 전반기 동안 59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미국 현지에선 오승환을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점찍었다.
밑바닥에서 출발한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파란만장한 제3의 야구인생을 펼쳤다. 출발은 생존 경쟁의 연속이었다. 마이너리그 계약과 플래툰 시스템이라는 악조건을 모두 이겨내고 주전 1루수로 발돋움했다. 전반기 6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8 12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30)와 더불어 코리안리거 중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올 시즌 가장 먼저 20홈런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났다. 46경기 타율 0.329 3홈런 11타점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시즌 초반 출전기회 조차도 얻기 힘들었는데 이젠 볼티모어의 주전 좌익수다. 코리안 리거 중에서 유일하게 3할 타율을 넘겨 ‘타격기계’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시즌 초반 장타력을 뽐냈던 박병호는 5월 이후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리다 결국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잘 나가던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성폭행 스캔들 때문에 전반기를 마치는 시점에서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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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전반기 마친 코리안 빅리거, 형만한 동생 없었다
입력 2016-07-11 1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