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사이드] 비박계 당권 주자 김용태 “서청원 당권 잡으면 새누리당은 소멸의 길”

입력 2016-07-11 18:20 수정 2016-07-11 22:01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당을 개조하겠다”며 당권 플랜을 밝히고 있다.서영희 기자
“서청원 의원이 나온다는데 그게 무슨 소리죠?”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지난 10일 인터뷰를 위해 의원회관을 찾은 기자를 보자마자 대뜸 서 의원의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당내에서 흘러나오는 ‘맏형 서청원 추대론’에 대해 “친박(친박근혜) 패권의 마지막 몸부림이며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서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새누리당은 국민으로부터 고립돼 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8·9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나의 당선은 친박 패권의 퇴장 명령”이라며 “‘웰빙당’이라는 조소를 받고 있는 당을 개편하고 당내에 만연한 기득권을 철저히 없애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청원 추대론’을 어떻게 평가하나.

“조직적 우위를 점한 서 의원이 전대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시대착오적이고 여의도 계파정치에 매몰된 사람들의 편협한 시각이라고 본다. 서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젊은이들뿐 아니라 중장년으로부터도 버림받는 정당이 될 것이다. 과거와 완전히 절연하고 새 리더십을 채우지 않으면 안 된다.”

-왜 김용태인가.

“전대 결과를 본 국민들이 ‘그럴 줄 알았어’라고 생각하면 정말 끝이다. ‘저것들이 제대로 사고쳤네’라는 말이 나와야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서 의원은 과거 회귀의 표상이다. 반면 김용태는 미래의 아이콘이다. 서 의원에 맞설 필승카드는 정병국·나경원 의원 같은 리더십이 아니다. 상대가 친박 거물이니 적당히 인지도 있는 비박(비박근혜) 인사로 세 대결을 벌인다는 것은 여의도 계파정치에 함몰된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진다. (서 의원과) 대척점에 서서 조직 선거를 무력화할 유일한 카드는 김용태다.”

-당 혁신 방안은.

“새누리당 위기는 계파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나라를 이끌어가라’며 우리에게 부여한 위임권을 철회했다는 게 위기의 본질이다. 취직 못한 젊은이들, 노후가 불안한 중장년 등이 새누리당이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절망에 빠진 국민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보일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고 당내 만연한 기득권을 철저하게 없애겠다. 피와 땀과 눈물로 당을 지킨 당원, 사무처 직원 등이 핵심 계파나 패권에 잘 보여 공천받고 들어온 사람에게 서자 취급을 받고 있는 현실을 뜯어고치겠다.”

-당선된다면 친박계와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나의 당선은 친박 패권이 퇴장하라는 명령과 같다. 나는 싸우는 게 아니라 명령을 수행해 나갈 뿐이다. 대통령 탈당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은 어림없는 소리다. 대통령이 남은 과제들을 잘 마무리하려면 극단적인 국회 대립을 피해야 하는데 (국회와) 타협하도록 도울 것이다. 다만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근혜계)임을 내세워 대통령을 오히려 고생시킨 인사들을 떨어내는 역할도 할 것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여권 잠룡인) 오세훈 김무성 김문수 등을 죽은 카드라고 하는데 아니다.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한다. 불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이 유승민 의원이다. 젊은 피인 남경필·원희룡 지사에다 ‘중원의 힘’ 정우택 의원도 있다. 이들이 뛸 수 있는 경연장을 잘 만들겠다. 판이 달궈지기 시작하면 아마 뉴욕에 있는 분(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두 야당에는 ‘문재인, 안철수’라는 압도적인 대선 후보가 있다. 이름값은 높지만 (경선) 재미는 없다. 반면 우리 후보들이 만들어놓은 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다보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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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전웅빈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