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의원이 나온다는데 그게 무슨 소리죠?”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은 지난 10일 인터뷰를 위해 의원회관을 찾은 기자를 보자마자 대뜸 서 의원의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을 물었다. 그는 당내에서 흘러나오는 ‘맏형 서청원 추대론’에 대해 “친박(친박근혜) 패권의 마지막 몸부림이며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서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새누리당은 국민으로부터 고립돼 소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8·9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은 “나의 당선은 친박 패권의 퇴장 명령”이라며 “‘웰빙당’이라는 조소를 받고 있는 당을 개편하고 당내에 만연한 기득권을 철저히 없애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청원 추대론’을 어떻게 평가하나.
“조직적 우위를 점한 서 의원이 전대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시대착오적이고 여의도 계파정치에 매몰된 사람들의 편협한 시각이라고 본다. 서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젊은이들뿐 아니라 중장년으로부터도 버림받는 정당이 될 것이다. 과거와 완전히 절연하고 새 리더십을 채우지 않으면 안 된다.”
-왜 김용태인가.
“전대 결과를 본 국민들이 ‘그럴 줄 알았어’라고 생각하면 정말 끝이다. ‘저것들이 제대로 사고쳤네’라는 말이 나와야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서 의원은 과거 회귀의 표상이다. 반면 김용태는 미래의 아이콘이다. 서 의원에 맞설 필승카드는 정병국·나경원 의원 같은 리더십이 아니다. 상대가 친박 거물이니 적당히 인지도 있는 비박(비박근혜) 인사로 세 대결을 벌인다는 것은 여의도 계파정치에 함몰된 생각이다. 그렇게 하면 진다. (서 의원과) 대척점에 서서 조직 선거를 무력화할 유일한 카드는 김용태다.”
-당 혁신 방안은.
“새누리당 위기는 계파 문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나라를 이끌어가라’며 우리에게 부여한 위임권을 철회했다는 게 위기의 본질이다. 취직 못한 젊은이들, 노후가 불안한 중장년 등이 새누리당이 자신들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절망에 빠진 국민들을 이해하고 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보일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고 당내 만연한 기득권을 철저하게 없애겠다. 피와 땀과 눈물로 당을 지킨 당원, 사무처 직원 등이 핵심 계파나 패권에 잘 보여 공천받고 들어온 사람에게 서자 취급을 받고 있는 현실을 뜯어고치겠다.”
-당선된다면 친박계와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은.
“나의 당선은 친박 패권이 퇴장하라는 명령과 같다. 나는 싸우는 게 아니라 명령을 수행해 나갈 뿐이다. 대통령 탈당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은 어림없는 소리다. 대통령이 남은 과제들을 잘 마무리하려면 극단적인 국회 대립을 피해야 하는데 (국회와) 타협하도록 도울 것이다. 다만 이른바 ‘진박’(진실한 친박근혜계)임을 내세워 대통령을 오히려 고생시킨 인사들을 떨어내는 역할도 할 것이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여권 잠룡인) 오세훈 김무성 김문수 등을 죽은 카드라고 하는데 아니다.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한다. 불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이 유승민 의원이다. 젊은 피인 남경필·원희룡 지사에다 ‘중원의 힘’ 정우택 의원도 있다. 이들이 뛸 수 있는 경연장을 잘 만들겠다. 판이 달궈지기 시작하면 아마 뉴욕에 있는 분(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두 야당에는 ‘문재인, 안철수’라는 압도적인 대선 후보가 있다. 이름값은 높지만 (경선) 재미는 없다. 반면 우리 후보들이 만들어놓은 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다보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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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희 전웅빈 기자 jhhan@kmib.co.kr
[정치인사이드] 비박계 당권 주자 김용태 “서청원 당권 잡으면 새누리당은 소멸의 길”
입력 2016-07-11 18:20 수정 2016-07-11 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