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진해구는 창원의 대표 관광지다. 2010년 7월 1일 경남의 중소도시인 창원시, 마산시, 진해시가 인구 110만명의 통합 창원시로 출범하면서 진해는 창원시 진해구로 이름을 바꿨다.
봄마다 북새통을 이루는 세계 최대의 벚꽃축제 군항제로 유명한 진해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오목조목 모인 섬들로 단연 외지인들의 발길을 잡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진해해양공원은 다도해의 수평선을 바다 한가운데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명소다.
진해시내에서 부산 방향으로 거리에 줄지은 왕벚꽃나무 수를 세어가다 보면 진해구청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해해양공원으로 들어서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 길로 약 5분 정도 자동차로 달리다 보면 남해안의 여러 섬들 사이로 우뚝 솟은 해양솔라타워를 앞세운 진해해양공원이 눈에 들어선다.
‘마리나의 전초기지’ 진해해양공원
진해구 명동포구에서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섬 음지도 전체가 진해해양공원이다. 원래 섬 이름은 우음지도인데 음지도로 잘못 전해져 굳혀졌다 한다. 한때 진해해양공원은 진해 마리나 계획의 전초전으로 경남에서 가장 작은 시였던 진해의 미래로 각광을 받았다. 지금은 통합 창원시의 해양 관광, 군항 도시 구축의 야심작 중 하나다.
명동과 진해해양공원을 잇는 음지교에 들어서면 각종 바다 생물의 조형물이 길게 늘어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공원에는 해양생물테마파크, 해전사체험관, 군함전시관, 어류생태학습관 등이 조성돼 있다. 해군과 이순신 장군에 대한 자료들, 각종 배들을 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이곳에는 실제 여러 전쟁에 참여했던 거대한 군함이 공원 한편에 정박돼 있다. 이 군함은 1944년 미국 뉴욕조선소에서 건조된 구축함으로 6·25전쟁에 참전했고 이후 해군이 인수해 강원함으로 명명, 바다를 누비다 2000년 12월 퇴역했다.
관광객들은 길이 119.02m인 강원함의 지하 1층 하갑판에서 3층 최상갑판까지 둘러보며 해군이 군함 안에서 어떻게 생활하는지, 전투 장비를 비롯해 어떤 시설들이 있는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진해해양공원의 백미는 국내 최고·최대의 태양광발전 건축물인 해양솔라타워.
해양솔라타워는 음지도 해양공원 1만5000㎡ 에 국제회의장 기준을 갖춘 건축연면적 6336㎡의 전시동과 높이 136m의 태양광 타워로 구성된 돛단배 모형으로, 타워 남측 외벽과 전시동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이 설치돼 1일 최대 3000㎾의 태양전기를 생산, 해양공원 내에 자급자족하고 잉여전기는 한전에 공급한다.
태양광 발전용량은 시간당 600㎾ 규모로 일반 가정 200가구가 쓸 수 있는 하루 1264㎾의 전기를 생산한다. 타워동 지상 120m 지점에는 태양을 상징하는 유리벽 복층 원형전망대가 설치돼 있다. 이곳은 유리벽으로 둘러쳐져 70명이 동시에 사방을 둘러볼 수 있고 거가대교와 신항만, 해양공원과 음지교, 푸른 바다에 점점이 떠있는 섬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특히 맑은 날은 일본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특히 해양솔라타워 전망대에 설치된 투명 유리판인 ‘아찔판’에 한발은 내딛는 순간 국내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아찔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진해해양공원과 징검다리로 연결된 우도는 2012년 5월에 개통된 보도교를 통해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보도교는 우도 주민들의 육지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관광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것으로 선박이 통과하는 구간의 보도교 높이는 최고 7m에 이른다.
우도 보도교는 ‘벚꽃잎 나리는 뱃길을 걷다’라는 주제로 ‘바다를 가로지르며 향하는 배와 그 뒤로 나타나는 뱃길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길이 106m, 높이 36m, 보도폭 2∼4m로 강재 주탑에 강재 트러스를 연결하는 사장교다.
어촌마을인 우도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음지도와는 달리 고즈넉함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며 30분 정도면 충분히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진해판 모세의 기적’ 일어나는 동섬
진해해양공원 일원에는 ‘진해판 모세의 기적’을 체험할 수 있다. 공원 바로 앞에 있는 동섬은 만조와 간조에 따라 하루 2차례씩 육지와 섬 사이 200여m 바닷길이 물속에 잠겼다가 드러난다. 물때를 잘 만나면 바닷길로 걸어가 동섬의 해안 데크로드를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도의 이웃으로 무인도서인 소쿠리섬은 깨끗한 바닷물과 얕은 수심, 섬 앞쪽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주말이면 300명에 이르는 피서객들이 찾는 섬이다.
몇 해 전까지 지역 유일의 해수욕장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를 한껏 받았었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한 썰물 시에는 소쿠리섬과 남쪽의 곰섬 사이에 바다길이 열리는 광경도 볼 수도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곳이기도 하다.
최고 표고 44m로 북쪽에 자갈과 모래사장이 형성돼 있어 가족 단위의 피서객과 낚시꾼들이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인 소쿠리섬은 인근에 멸치 어장이 있어 해마다 여름이면 멸치건조작업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명동에서 정기적으로 운행되는 도선을 이용해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고, 섬을 찾는 이들의 편의를 위해 음수대, 화장실, 야외샤워부스, 전기 및 수도시설도 설치돼 있어 숨은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안상수 시장 인터뷰
“창원, 수년 내에 해양레저·한류 중심지 될 것”
“남해안은 물결이 잔잔해 요트와 해양레저를 할 수 있는 최적지입니다. 창원, 진해를 ‘요트 명소’로 만들겠습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1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창원은 스페인의 마리나 전문개발 회사와 800척의 요트 계류장 협약을 체결했다. 진해 명동마리나 항만 300척을 포함하면 요트 1100척이 정박할 수 있다. 앞으로 2000척까지 확보할 계획”이라며 관광도시 창원의 구상을 밝혔다.
안 시장은 “통영, 거제, 순천, 여수까지 잇는 ‘요트벨트’를 만들어 지중해와 맞먹는 요트산업을 일으킬 것”이라며 “그 시동을 창원에서 걸고 주변 남해안 도시들로 퍼져나가면 남해안은 세계적인 해양관광지가 될 것”고 자신했다.
그는 “매년 10월 창원에서 열리는 지구촌 최대의 K팝 축제인 ‘K-POP월드페스티벌’에는 지난해 67개국 1만2000여명이 도전했다”며 “최근 K팝 한류문화의 거점이 될 엔터테인먼트 타운 유치로 창원은 수년 내에 해양레저와 한류의 중심지가 될 것”고 말했다.
안 시장 부임 이후 창원시는 첨단산업과 관광산업으로 산업재편에 나서고 있다.
안 시장은 “지난 40년간 기계공업에 의존한 창원은 이제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 기계공업을 IT산업과 첨단산업으로 바꿔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는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에는 조선업 위기로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만큼 첨단산업과 관광산업의 투-트랙을 핵심 미래 먹거리로 삼는 산업구조 재편에 시정을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안 시장은 창원을 찾은 관광객들에게 세계 2만3000명의 이름을 바닥블록에 새겨 155m의 거리로 만든 ‘창원 상상길’ 방문을 추천했다. 그는 “통술골목, 쪽샘골목, 250년 골목 등은 골목마다의 특별한 풍경과 이야기가 샘솟는 여행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상길 인근의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문신미술관’,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마을인 ‘창동예술촌’, 국내 최초 해상유원지인 ‘돝섬해상유원지’, 365일 싱싱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는 ‘마산어시장’ 등은 다양한 체험과 남해안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休∼떠나자-창원시] 해양솔라타워 오르면 다도해 수평선이 한눈에
입력 2016-07-13 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