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혼자 하는 사역의 위험성

입력 2016-07-11 20:45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을 둘러보려 장막 밖으로 나왔다가 한 장면을 목격합니다.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사랑을 나누며 장막에 있을 줄 알던 사위 모세가 아침부터 많은 백성들 앞에 홀로 앉아 백성들을 만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드로는 모세에게 급한 일이 있나보다 했는데, 이런 모습이 저녁까지 계속되는 것을 보고 묻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너는 매일 이렇게 사느냐?” 모세가 대답합니다. “네, 백성이 하나님께 물으려고 오면 내가 그 양쪽을 재판하여 하나님의 율례와 법도를 알게 합니다.” 그러자 이드로가 “네가 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 이방인 이드로가 하나님의 종 모세에게 옳지 못하다고 지적한 것은 무엇인가요?

첫째, 홀로 일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이방인도 그렇게 홀로 일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사람중심, 정직, 공정분배 등 경영의 기본 원칙은 기독교 경영이나 세상의 경영 원칙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을 두고 혼자 있는 것이 잘못이고 아론과 훌, 장로들을 두고 홀로 있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모세가 수평적 인간관계에서 혼자 일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말에는 더 본질적인 문제가 나옵니다. 그렇게 혼자서 일하다 보면 리더와 백성 모두가 기력이 쇠하기 때문입니다(18절). 그러므로 모세 너는 가르치고 본을 보이고 사람을 세워 일을 분담하라(21∼21절)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진실하며 불의한 이익을 미워하는 자를 택하여 백성의 우두머리 곧 천부장과 백부장과 오십부장과 십부장을 삼아 모든 작은 일은 스스로 재판하게 하고 어려운 일은 모세 네가 처리하도록 하라”고 합니다.

둘째, 하나님께 묻는 것을 모세가 판단 한 것이 잘못입니다. 백성들은 하나님께 물으려고 모세에게 왔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그것을 하나님께 가져가지 않고 혼자서 판단하는 월권행위를 저질렀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에게 전달하는 것은 순종이지만 백성이 하나님께 묻는 말을 자기가 판단하여 대답한 것은 월권행위입니다. 거기에는 교만이 있고 교만의 특징은 협력을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재판의 목적은 정의를 가르치고 공의를 세우는데 있습니다. 악은 정의와 공의를 방해하기 위해 리더에게 우월감을 주고 그것을 독점하게 합니다. 그 일에 홀로 열정을 품게 해서 군중의 칭찬을 독차지 하려는 유혹에 빠지게 합니다. 조직에 속해 있다고 함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하는 것은 나의 일을 나누는 것이고, 일을 나누는 것은 권한을 나누는 것입니다. 권한을 나누는 것은 신분과 경제권을 나누는 것입니다.

이드로는 모세에게 너와 함께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백성의 대변자가 되라고 충고합니다. 백성들이 하나님께 물으려 왔으면 네가 판단하지 말고 하나님께 가져가라는 것입니다. 이방인 제사장도 백성들이 그의 신에게 물으려고 오면 자기가 판단하지 않고 그들의 신에게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능하신 여호와 하나님 앞에 가져온 문제를 모세가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말입니다. 오늘 우리도 ‘네가 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이드로의 충고를 되새겨봐야 합니다.

정도연 목사 (태국 선교사)

◇약력=△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 파송 선교사 △현 메콩강공동체 대표, 치앙마이한글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