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개헌 야욕 현실화

입력 2016-07-11 04:16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의원 선거 하루 전인 9일 도쿄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10일 투표 종료 직후 실시된 출구조사 결과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참의원 과반을 획득했고, 우익성향 야당을 포함한 연립여당은 개헌 발의가 가능한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했다. AP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0일 열린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해 헌법 개정에 한발 더 다가섰다.

NHK 개표방송에 따르면 오후 10시 기준 선거가 치러진 121개 의석 가운데 자민당이 52석, 공명당이 12석을 차지해 연립 여당이 64석으로 과반수인 61석을 넘었다. 아베 총리가 표면적으로 내세운 목표를 달성한 것이다.

NHK와 아사히신문 등 언론사 출구조사에서는 집권 연립여당과 오사카유신회 등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정당이 이번 선거에서 78석을 확보해 참의원 전체의석 242석 중 3분의 2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자민당의 단독 과반(57석 이상) 탈환 가능성도 예측됐다.

일본에서 헌법 개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현재 집권 연립여당은 중의원에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상태다.

야당인 민진당은 30석 안팎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의석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은 투표 종료 직전인 오후 7시30분 기준 36.14%로 3년 전 선거보다 0.48% 포인트 낮았다.

선거의 최대 쟁점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숙원 사업인 헌법 개정 실현 여부였다. 아베 총리는 헌법 9조를 개정해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8년 9월인 자민당 당수 임기까지 개헌 의지를 밝혀온 만큼 이번 승리를 계기로 일본 정치권이 개헌 정국으로 본격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의 성패도 주요 이슈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밤 T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아베노믹스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헌법 개정에는 국민 투표 과정이 필요하다”며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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