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 악재가 겹쳤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국내 금융시장에 재차 충격파를 던졌다.
10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사드 배치 이슈가 국내 주식시장에 단기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초 사드 이슈와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맞물렸던 것처럼 이번 사드 배치 결정이 브렉시트와 함께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 김두언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학습효과가 있는 이슈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리스크라 단기적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통상 마찰도 우려된다. 8일 코스피지수는 아모레퍼시픽 등 중국 소비 관련주가 하락한 가운데 1970선을 내줬다. 김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이 제한되는 등 사드가 보호무역주의 강화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반한 감정도 변수다. 2012년 9월 센카쿠 열도 사태 당시 반일 감정으로 일본 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량이 반토막 났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앞으로 중국의 비관세 장벽 강화 혹은 한국산 제품의 불매운동 여부 등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중국 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한 상태라 중국계 자금이 급격히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유럽 금융시장의 여진도 주목해야 할 리스크다. 특히 이탈리아 은행 부실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이탈리아 은행의 부실대출 규모는 전체의 약 17%로 추산된다. 약 3600억 유로(한화 약 460조원) 정도다. 이탈리아 3위 은행인 방카몬테데이파스키디시에나 주가는 브렉시트 이후 48.2% 폭락했다. 이탈리아 은행주의 하락이 지속되면 포르투갈 등 부실채권 비율이 높은 국가로 위기가 전이될 수 있다. NH투자증권 구자원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이탈리아 내 유로존 탈퇴 운동 세력이 지지를 받을 수도 있다”며 “몇 달간 이탈리아와 유럽 은행의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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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국내 금융시장 이번엔 ‘사드’ 악재
입력 2016-07-10 18:15 수정 2016-07-10 1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