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죽을만큼 힘들지만… 촬영장에 가면 힘이 솟아요”

입력 2016-07-10 21:15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연극 무대에서 이름을 날리던 배우 조진웅(본명 조원준·40·사진)이 영화계에 발을 들인 지 어느덧 12년. 데뷔작 ‘말죽거리 잔혹사’(2004)부터 차곡차곡 쌓아올린 작품이 50여편에 달한다. 주·조연 가리지 않고 묵묵히 걸어왔다. 드디어 조진웅 전성시대가 열렸다.

tvN 드라마 ‘시그널’에서 터졌다. 목숨 걸고 정의를 지키는 이재한 형사가 여심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조진웅은 ‘아재파탈’(아저씨+옴므파탈)의 대표주자가 됐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조진웅은 “인기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의식은 한다”면서 “보는 눈이 많아졌다는 건 책임져야 할 영역도 커졌다는 뜻일 테니 무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영화 ‘아가씨’ 개봉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선보인 ‘사냥’에서 조진웅은 대선배 안성기와 호흡을 맞췄다. 산길을 내달리고 한겨울 계곡물에 몸을 담그는 고된 촬영에도 안성기는 힘든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단다. 조진웅은 “체력적으로 감당이 안 됐을 텐데 선배님은 흐트러짐이 없으셨다”고 감탄했다. “내가 그 연배까지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물론 (그때까지 배우를) 하지는 않겠지만.”

천상배우인 것 같은 이가 평생 연기할 생각은 없다니 의외다. 조진웅은 “(사람들이) 재미없어하고 보기 싫어하면 그만해야 한다”며 “그게 배우의 숙명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그리고는 배우로서 느끼는 고충을 조심스레 털어놨다.

“작품 할 때마다 괴로워요. ‘내일 이 장면을 찍어야 되는데’ 생각하면 잠도 안 와요. 카메라 앞에서 혼자 섰을 때는 정말 공포스럽죠. 가끔 조울증도 와요. 세상 어느 직업이 힘들지 않겠느냐만, (배우는) 감당하기 버거워요. 언제 그만두고 싶으냐고요? 매일이요. 매 순간.”

그럼에도 촬영장에만 가면 힘이 솟는단다. “현장에서는 모두가 ‘우리 팀’이에요. 70∼100명 되는 사람이 모여 한 장면을 만들기 위해 그 고생을 한단 말이죠. 그런 걸 보면 힘든 게 싹 날아가요.”

조진웅은 벌써 다음 걸음을 내디뎠다. 다음 달 방영될 tvN ‘안투라지’에 이어 차기작 ‘보안관’ 촬영에 들어갔다. “지금도 빨리 현장에 가고 싶어요. 진짜 재미있거든요. 다작(多作)이 팔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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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