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오재일 컴백… ‘득템한 곰’

입력 2016-07-10 18:26 수정 2016-07-10 21:33

오재일(30·사진·두산 베어스)이 돌아왔다. 프로야구 전반기에서 줄곧 선두를 질주한 두산 베어스는 방망이와 내야 수비진을 안정적으로 보강하면서 시즌 중반 고공행진을 이어갈 준비를 마쳤다.

오재일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2차전에서 8번 지명타자 국해성을 대신해 4회말 선두타자로 교체 투입됐다. 꼬박 1달 만의 복귀전이다. 오재일은 지난달 10일 옆구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당초 통증은 심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순위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즌 중반 전력공백의 위험요소를 없애기 위해 오재일에게 미리 충분한 휴식과 재활을 부여했다. 오재일은 2군에서 퓨처스리그 경기 출전보다 치료와 회복에 집중했다.

실전감각은 다소 떨어졌다. 복귀전에서 밟은 3차례 타석에서 1루수 땅볼, 좌익수 플라이, 3루수 땅볼로 연달아 돌아섰다. 좀처럼 타격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타격감을 1달 전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다시 중심타자로 활약할 수 있다. 오재일은 1군 말소 전까지 39경기에서 131타수 47안타(8홈런) 29타점 타율 0.359를 기록한 두산의 클린업트리오 중 하나였다. 주로 4번 타자였다. 올 시즌 개인기록에 3타수 무안타를 추가한 지금도 팀 내 타율(0.351)에선 3위다.

김 감독은 오재일의 합류로 타순과 수비진 구성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김 감독은 한달 전까지 오재일을 4번, 김재환을 5번, 닉 에반스를 6번 타자로 기용했다. 오재일의 공백기간 동안에는 김재환에게 4번 타자를 대신 맡겼다. 김재환은 기존의 수비위치인 좌익수로 활약했지만 가끔 지명타자로 나서야 했다. 에반스는 5∼6번을 오갔지만 지명타자가 아닌 1루수로 활약하면서 타격에 집중할 수 없었다. 김 감독은 국해성 정진호 정수빈을 외야수나 지명타자로 돌리면서 수비위치를 조정했다.

오재일의 복귀는 이런 복잡한 상황은 금세 정리될 개연성이 높다. 주전 1루수로서 안정감을 찾으면 김 감독은 에반스를 지명타자, 김재환을 좌익수로 고정할 수 있다. 홈런과 장타에 능한 에반스는 타격을, 김재환은 좌익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다.

국해성 정진호의 입지는 줄었다. 하지만 김 감독 입장에선 타선공백의 위험이 줄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하위타선을 보강할 수 있어 운신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지난달 30일 타격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정수빈은 여전히 외야수로 활약할 수 있는 자원이다.

두산은 중간전적 54승1무24패(승률 0.692)로 2위 NC 다이노스(승률 0.634)를 5.5경기 차이로 따돌린 1위다. 시즌 중반 순위싸움에서 부상과 체력하락으로 인한 주전공백은 변수로 작용하지만 전력에 빈틈이 없는 두산은 여전히 느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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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