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7일(현지시간) 백인 경찰을 혐오하는 흑인 용의자에 의해 경찰 12명이 저격을 당해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루이지애나주와 미네소타주에서 5일과 6일 잇따라 발생한 경찰의 흑인 사살에 분노한 시위대가 댈러스 시내를 행진하는 도중 발생한 사건이다. 미국 CNN방송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최악의 경찰 사상(死傷) 사건”이라며 “사전에 계획된 증오성 보복 범죄”라고 보도했다.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50분쯤(현지시간) 흑인 피살에 항의하는 시위대 1000여명이 댈러스 시내 중심가 딜리 플라자 인근 도로를 지날 무렵 근처 상가건물에서 수십발의 총알이 쏟아졌다. 시위대를 지켜보던 경찰관 12명이 쓰러졌고, 5명은 그 자리에서 숨지거나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했다.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은 총격에 놀라 비명을 지르며 일제히 흩어졌다.
인근 맥도널드 가게에서 식사하다 총격을 목격한 클래리사 마일즈는 CNN에 “30발 이상의 총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총격 과정에서 경찰 이외 민간인 2명도 부상했다.
댈러스 경찰은 “저격범이 높은 주차장 건물에 매복해 경찰관들을 내려다보고 조준사격했다”고 밝혔다. 또 “용의자는 ‘최근 경찰의 흑인 사살 사건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으며 백인들을 죽이고 싶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용의자와 새벽까지 대치하다 로봇을 접근시킨 뒤 폭탄을 터뜨려 그를 죽였다. 경찰은 범행에 연루된 3명의 다른 용의자도 체포해 조사 중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사악하고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난하면서 국민들에게 폭력적 분노 표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월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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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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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찰 12명 ‘보복 피격’… 5명 사망
입력 2016-07-09 00:26 수정 2016-07-09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