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8일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과 악수를 나눴다. 박 대통령이 당청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20대 국회에 입성한 새누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나누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배신의 정치’ 낙인이 찍혀 유 의원이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지 꼭 1년 만이다. 자신과 대척점에 있었던 유 의원까지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며 당청 화합을 강조한 셈이다. 새누리당도 화기애애한 소통의 장(場)이었다며 깊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 모두발언에서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당과 정부가 혼연일치돼 위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저와 함께 힘을 모아서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치를 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비온 뒤에 하늘이 더 맑고 땅이 더 굳는 것처럼 우리 당은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더 강해졌고, 잃어버린 민심을 다시 회복했던 슬기로운 경험을 갖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해 대한민국을 선진 일류 국가로 이끌어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노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 후에도 미리 청와대 영빈관 접견장소에 서서 참석자 전원(새누리당 소속 의원 129명 중 126명 참석)과 악수했다. 박 대통령이 의원 개개인과 현안을 얘기해 작별 인사를 하는 시간만 1시간20여분이 걸렸다고 한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정진석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 양옆에 서서 의원들을 소개하며 거들었다.
박 대통령은 유 의원 차례에서는 먼저 손을 내밀어 “오랜만에 뵙는다”고 악수를 청했고, 유 의원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유 의원과 K-2 공항 이전 등 대구 현안에 대해 1분 이상 대화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공항 문제 때문에 어려울 텐데 지역을 잘 챙겨 달라”고 부탁했고 유 의원은 “지혜롭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유 의원에게 “항상 같이 의논하면서 잘 하시죠”라고 말했다고 한 의원이 전했다.
주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로부터 전당대회 출마를 요청받고 있는 서청원 의원에게는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 후배 의원들을 지도하시는데 참 애쓰신다”고 덕담을 건넸다. 또 “8선이신데 국회의장까지 배려하고 양보해 당의 화합적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치하하기도 했다. 김무성 전 대표에게는 여름휴가 계획을 물어봤다고 한다.
정 원내대표는 “의원 전원과 일대일로 대화를 했는데 주제가 다 달랐다. 의원들이 인사를 하면 어디 출신이고 어떤 상임위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까지 다 알고 계시더라”며 “박 대통령께서 진정성 있는 소통을 위해 정말 세심하고 소상하게 준비를 많이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의원은 민원 쪽지를 박 대통령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주변에 물어봐도 이런 형식의 만남은 전례가 없었다”며 “매우 만족스럽고 완벽한 회동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오찬에서는 관례에 따라 박 대통령이 앉은 헤드테이블에 당 지도부가 자리했다. 나머지 테이블은 상임위원회별로 배치됐다. 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국민 통합 분위기를 진작하기 위해 분야별로 규모 있는 특별사면 조치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박 대통령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명재 사무총장은 박 대통령에게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의 참석”이라며 참석을 요청했고, 박 대통령은 답변 없이 웃음만 지었다고 한다.
[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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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빈 권지혜 기자 imung@kmib.co.kr
朴대통령 유승민에 “오랜만입니다” 먼저 손 내밀어
입력 2016-07-09 0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