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할 때 중요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스토리텔링과 강력한 캐릭터죠. 이게 바로 보편성 아닐까요? 어느 때보다 연결돼 있는 지구촌에서 살면서 결국 인간의 이야기가 보편적인 게 되는 거죠.”
올해 세계 1위의 흥행 성적을 보여준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의 조 루소 감독이 한 말이다. 루소 감독은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콘텐츠로) 세계 시장에 나갈 때 집중해야 하는 것은 이야기가 각각의 사람들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는 지난 4월 개봉해 세계적으로 1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국내에서도 860만 이상 관객을 동원했다.
루소 감독은 이날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콘텐츠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마블 코믹스 원작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스토리텔링 연출 노하우도 전했다. 마블 코믹스를 영화로 만드는 것에 대해 그는 “마블 코믹스의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를 하나로 묶어서 기술력 있는 파트너와 함께 스케일이 큰 이야기로 확장시키는 것”이라며 “스토리텔링의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슈퍼 히어로 장르가 계속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스토리텔링의 힘’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루소 감독은 “슈퍼 히어로는 이해하기 쉽고 받아들이기 쉬운 대상이다. 슈퍼 히어로의 성격과 힘에 의미를 부여해 나가다보면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 진다”고 말했다.
보편적인 인간성, 누구나 겪을 법한 시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할만한 전형적인 문제들을 흥미로운 캐릭터에게 부여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창의적이고, 다양한 색깔을 가졌지만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이날 IT 기술의 발달, 모바일로의 급격한 전환으로 적수가 없었던 할리우드 영화 산업에도 위기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어떤 스토리가 통하는지 정해져 있다. 이는 건강한 모습이 아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넷플릭스, 아마존 등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라는 해석도 내놓다.
정체된 미국 시장에서 벗어나 루소 감독이 새로 눈길을 돌린 곳은 중국이다. 루소 감독은 “수천 년 역사에 기반을 둔 문화권인 중국이야말로 건강하고 다양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보기]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루소 감독 “스토리텔링·강력한 캐릭터 ‘보편성’이 중요”
입력 2016-07-10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