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국제 금융시장의 눈이 쏠리면서 중국이 큰 도움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달러화 강세로 다른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중국 정부의 잇따른 위안화 평가절하 조치에도 시장이 큰 충격을 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과 올해 초 위안화 평가절하로 금융시장이 출렁거렸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8일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기준환율은 달러당 6.6853위안으로 브렉시트 국민투표 직전인 지난달 23일(6.5658위안)에 비해 2주 만에 1.8%나 올랐다. 2010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은 완전한 변동환율제가 아니기 때문에 매일 외환 당국이 기준환율을 고시하는데, 환율 상승은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렉시트 이후 위안화 약세는 지난 1월 첫 주 달러화 대비 1.9% 평가절하됐을 때나 지난해 8월 이틀간 3% 넘게 떨어졌을 때와 비견된다”며 “지금은 시장 충격이나 중국의 자본유출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8월에는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중국 증시가 25.4% 폭락했고, 올 초에도 해외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중국 증시가 22.6% 하락했었다. 한국투자증권 최설화 연구원은 “6월 월간 절하 폭이 1.0%라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의 위안화 약세는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수준”이라며 “지금은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선 안팎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약세에 대한 시장 반응이 이전과 다른 것은 브렉시트로 달러화와 엔화 등 안전자산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다른 통화가치가 일제히 떨어지는 시점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중국 국채 금리와 격차가 벌어진 점도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를 낮춘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렉시트 영향 외에도 중국 외환 당국의 자본통제 조치와 시장 소통 강화가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 정부는 올 초 중국 금융기관의 위안화의 선물환 거래에 대해 증거금을 물린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다음 달 15일부터 해외 금융기관에도 20%의 증거금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는 투기세력의 비용을 높여 시장 쏠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 조치다. 최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중국 정부가 브렉시트의 영향으로 위안화 환율이 다소 절하될 것이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점도 시장과의 소통이 과거에 비해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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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中, 브렉시트 혼란 틈타 위안화 평가절하
입력 2016-07-09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