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 8조원을 돌파하는 데는 갤럭시S7의 선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4년 갤럭시S5의 실패로 실적이 곤두박질쳤던 삼성전자는 절치부심한 끝에 다시 스마트폰으로 부활을 알렸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부문 2분기 영업이익은 4조원 중후반대로 추정된다. 중심에는 갤럭시S7이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7은 출시 이후 6월까지 2600만대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1분기에 1000만대, 2분기에 1600만대다.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 삼성전자엔 고무적이다. 일반적으로 출시 시점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떨어지는데 갤럭시S7은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체 판매 비중 중 갤럭시S7 엣지 비중이 절반 이상이라는 점이 긍정적이다. 아직 경쟁업체가 하지 못하는 곡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에 마땅한 경쟁 제품이 없었던 것도 갤럭시S7에 호재였다. LG전자 G5는 초반에 쏟아진 관심에 비해 판매량이 미미했고, 중국 업체들도 눈에 띄는 신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애플은 아이폰SE를 내놨지만 프리미엄 라인업이 아니어서 아이폰6s 때와 같은 인기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프리미엄 시장이 사실상 갤럭시S7 독주 체제로 재편되면서 상대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고 이익은 높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갤럭시 A·J·E·C 등으로 촘촘하게 라인업을 짜 다양한 수요를 골고루 흡수하는 전략이 효과적으로 먹혀든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갤럭시 노트7과 갤럭시S7 ‘투톱’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할 계획이다. 갤럭시S7이 소비자에게 필요한 혁신을 내세워 성공했듯이 노트7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기능과 사양을 갖추고 나온다면 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9월에 아이폰7 공개가 유력한 상황이라 상반기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부품(DS)부문은 2조원 중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PC시장 침체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것을 고려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미국 마이크론이 2분기 적자로 돌아선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이익을 냈기 때문이다. 3D 낸드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 덕분에 경쟁업체의 위기에서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던 디스플레이 사업도 2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됐다. LCD 적자폭은 줄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실적은 개선됐기 때문이다.
소비자가전(CE)부문은 프리미엄 제품의 선전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선보인 2세대 SUHD TV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전한 데다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전 세계적으로 TV 교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좋은 실적을 뒷받침하는 원인이 됐다. 가전에서는 패밀리 허브, 셰프 컬렉션 등 프리미엄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며 이익에 기여했다.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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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갤S7의 힘’… 삼성 서프라이즈 이끌었다
입력 2016-07-08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