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가 정부 주도 조선업 구조조정에 맞서 ‘국내조선 빅3’ 노조 가운데 처음으로 7일 4시간 전면파업을 벌였다. 삼성중공업 노협이 실제 파업에 들어간 것은 2014년 이후 2년여 만이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정부 주도의 일방적 구조조정 저지와 사측의 자구계획안 철회 촉구를 위해 이날 파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사측은 “4만여명(사내 협력사 포함)의 근로자 중 노협 회원 5300명에서 1500여명의 근로자들이 파업에 참여했으며 나머지 인력은 정상 근무 중”이라며 “작업을 중단했으나 심각한 조업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협은 사측이 지난달 15일 임원 임금 반납과 1500명 희망퇴직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을 공개하자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했다.
노협 관계자는 “조선3사 중 유일하게 사측과 함께 수주활동을 하고 임금동결을 먼저 제시했음에도 회사가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며 “지금의 투쟁은 직접 생산에 타격을 주기 전 사측에서 마지막으로 보내는 강력한 경고”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파업에 대해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조선소 인근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이모(52)씨는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워 장사가 안 되는데 파업까지 한다니까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거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거제 경제를 견인하는 두 조선소가 한꺼번에 파업을 한다니까 걱정이다”며 “서로 힘을 합쳐 수주한 물량이라도 제때 만들어내야 차후 한국조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파업이 최악의 경우 장기 파업으로 이어지면 이미 지연된 해양플랜트의 인도가 더 연기 될 수 있다. 해양플랜트의 인도 지연은 조선사의 추가 비용으로 이어져 유동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우해양조선 노조는 지난 6일 파업 찬반 재투표에서 파업을 다시 가결시켰다. 여기에 현대중공업 노조도 회사가 성실교섭에 나서지 않을 경우 다음 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위기감을 더하고 있다.
거제=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삼성중공업, 조선 빅3 중 첫 파업
입력 2016-07-07 1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