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오갈 데 없는 고아와 노인들이 한 건물에서 가족처럼 생활할 수 있는 ‘조손(祖孫)복지시설’이 부산에서 문을 열었다.
이 시설은 최근 출산율은 낮아지고 노령화시대를 맞아 미래형 복지패러다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 연산동 사회복지법인 종덕복지재단(대표 옥선자)은 7일 재단 강당에서 노인복지시설인 ‘큰별요양원’ 개원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이곳에는 90여년 전통의 아동보호시설과 노인복지시설이 한 건물에 들어서 ‘가정과 가족이 소중하고 그리운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게 된다. ‘한 지붕 두 가족’인 시설은 3200㎡의 부지에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현재 6∼18세 아동은 44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노인들은 38명이 정원이다.
큰별요양원(원장 이명숙)은 24시간 생활보호와 물리치료, 건강체조, 예술활동, 레크리에이션 활동, 산책, 혈압 및 영양관리, 의사 정기회진, 협약의료기관 연계진료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요양원의 가장 큰 특징은 시설 주변이 공원처럼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손자들의 웃음소리와 자원봉사를 받을 수 있어 가정집과 같은 분위기에서 생활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 위치해 언제든지 가족들이 방문해 어르신들과 함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해양대 박진영(사회복지학) 교수는 “노인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고독’”이라며 “손자, 손녀들과 함께 생활한다면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일본의 경우 이미 20여년 전에 조손복지시설이 설립됐다”며 “우리나라도 낮은 출산율과 높은 고령화 시대에 맞는 복지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보호시설인 종덕원은 1929년 서울에서 개원한 뒤 6·25전쟁 때 부산으로 이전했다. 한때 원생들이 120여명에 달했으나, 사회가 변하면서 현재 이곳에는 6∼18세 어린이와 청소년 등 44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가정에서 버림받고 상처받은 아동들이다. 아동들은 이곳에서 자립체험 활동, 전인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심신을 단련시키며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아동들은 노인요양시설에서 말동무와 안마, 청소, 목욕 등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서로 의지하고, 사랑으로 외로움을 이겨내며 살아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조손복합복지시설을 반기고 있다.
중학생 김모(15)군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는데 이제 나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긴다니 정말 기쁘고 잘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옥선자 대표는 “아동은 사랑으로 지도하고, 어르신들은 정성으로 보살피고 섬기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국내 첫 조손복지시설서 ‘새 가족’ 탄생… 요양 노인과 시설 아동이 한지붕 아래 오손도손
입력 2016-07-07 19: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