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법조 비리’ 사건의 핵심 브로커 이민희(57·구속)씨가 “사선(私選) 변호인을 선임할 시간을 달라”며 자신의 재판을 ‘천천히’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평소 법조계 인맥을 자랑해 왔던 이씨였기에 ‘의외의 상황’이란 평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7일 열린 이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씨 측 국선변호인은 “이씨에게 사선 변호인을 선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3주 후에야 (사선변호인 선임이) 가능할 거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변호인 선임에 3주나 필요한 이유가 있느냐”고 물었지만 이씨는 답변을 거부했다. 자신의 혐의에 대해서도 의견을 말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구속 피고인의 재판을 지연시키긴 어렵다”며 2주 뒤인 오는 20일에 두 번째 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이씨는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의 전방위 로비 의혹 등에 연루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지난달 9일 구속 기소됐다. 법조계에선 ‘이번 사태로 조력자를 구하기 어려워 진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홍만표 변호사 등 사건 관련자들의 재판 상황을 봐가면서 자신의 재판을 진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씨가 재판 초기 선임한 사선 변호인은 기소 10여일 만에 사임서를 냈다. 이날 재판에는 국선변호인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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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법조브로커 이민희 “변호인 선임할 시간달라”
입력 2016-07-07 1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