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의 내부 지분율이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대기업 총수와 총수 일가가 직접 지분율을 높이기보다 우회적으로 계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65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주식 소유 현황’을 발표했다. 공기업 등을 제외한 총수가 있는 45개 대기업의 내부 지분율은 57.3%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반면 총수를 포함한 총수 일가 직접 지분율은 같은 기간 2.3%에서 2.1%로 내려갔다. 내부 지분율은 전체 자본금 중 동일인(총수) 및 동일인 관련자(친족·임원·계열회사)가 보유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런 추세는 10대 그룹 내로 한정하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지난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의 총수 지분율은 0.9%에 불과했다. 총수의 친·인척을 합친 총수 일가 지분율도 2.6%로 2013년 이후 매년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총수 일가의 실제 그룹 지배력을 나타내는 내부 지분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997년 35.5%에 불과하던 내부 지분율은 지난해 57.6%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높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나 총수 일가가 본인의 지분이 아닌 계열사 지분으로 사세를 확장하다보니 적은 지분으로 전체 그룹 경영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런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룹별로는 롯데가 83.3%로 내부 지분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 2월 ‘형제의 난’ 이후 16곳 해외 계열사가 국내 계열사 11곳에 출자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체 내부 지분율이 크게 올랐다.
계열사 간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방식으로 지분이 연결되는 순환출자를 가진 대기업은 삼성, 현대차, 롯데 등 8개였다. 이들 8개 그룹의 순환출자 수는 94개로 지난해보다 365개 줄었다. 감소한 순환출자 고리의 대부분(349개)은 롯데 몫이었다. 한솔과 한진, 한라그룹은 지난해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했다.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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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성규 기자
지분 줄어드는 그룹 총수, 계열사 통해 지배력 키워
입력 2016-07-08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