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와르르’ 메시, 코파아메리카 좌절이어 탈세로 징역 21개월 날벼락

입력 2016-07-07 19:43
리오넬 메시가 지난달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법원은 6일 메시의 혐의를 인정하고 징역 21개월을 선고했다. AP뉴시스

스페인 프로축구 FC바르셀로나의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29·아르헨티나)가 잇단 악재로 주저앉았다. 2016 코파아메리카에서 결승전 승부차기 실축으로 우승을 놓쳐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데 이어 탈세 혐의로 징역 21개월까지 선고받았다. 축구인생에서 가장 큰 시련이 그에게 찾아왔다.

메시의 변호인은 7일 성명을 내고 “메시와 부친 호르헤가 스페인 대법원에 항소할 것”이라며 “형량이 과하다. 항소를 통해 판결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법원은 전날 “메시와 호르헤의 혐의가 인정된다. 세 차례에 걸쳐 410만 유로(약 53억원)를 탈세했다”며 징역 21개월을 선고했다.

메시 부자는 2007∼2009년 글로벌 기업에 판매한 초상권 수입 416만 유로(55억원)에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우루과이, 벨리즈에 유령회사를 설립한 혐의로 바르셀로나법원에 기소됐다. 변호인은 “메시가 단 1분도 계약서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시종일관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메시는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2013년 8월 미납세금과 이자 명목으로 500만 유로(65억원)를 자발적으로 지불했다.

메시는 바르셀로나 안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정작 아르헨티나 여론과 언론의 홀대를 받았다. 탈세 혐의로 인한 비난여론은 스페인보다 아르헨티나에서 더 크게 불거졌다. 14세였던 2001년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입단해 생애 절반 이상을 바르셀로나에서 거주한 메시는 아르헨티나보다 스페인, 그 안에서도 카탈루냐사람에 가까웠다.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했지만 정작 아르헨티나대표팀에서 부진한 점도 조국의 냉대를 부추긴 이유였다.

한때 잠잠했던 비난여론은 지난 4월 ‘파나마 페이퍼스’사건이 터지면서 다시 불붙었다. 세계 정상과 스포츠스타 등 유명인사들이 조세회피를 위해 파나마에 설립한 유령회사 21만 곳에서 문건이 유출됐고, 그 안에서 메시의 이름이 나왔다. 재판은 지난 5월 31일(현지시간) 처음 열렸다. 메시는 재판 사흘째인 지난달 2일 바르셀로나법원으로 처음 출석해 “나는 축구만 했을 뿐 다른 부분을 전혀 모른다”고 주장했다.

메시는 곧바로 미국으로 옮겨 아르헨티나대표팀에 합류했다. 코파아메리카에 출전을 위해서였다. 메시는 개막전부터 4강전까지 연이은 골 러시를 펼치며 아르헨티나의 5전 전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칠레와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해 우승 실패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메시 부자가 실제로 21개월 동안 감옥에서 보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스페인에선 2년 이하의 형을 받은 초범에 한해 집행유예가 선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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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