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더 좋은 쥐덫론’ 혁신 사례로 언급

입력 2016-07-07 18:02 수정 2016-07-07 21:21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경제여건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창조적 마인드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서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고의 제품·서비스 개발을 강조하면서 마케팅 업계에서 실패 사례로 꼽히는 ‘더 좋은 쥐덫(a better mousetrap)’론을 인용했다. 창의성과 문화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든 사례지만, 이는 사실 반대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우선 “만약 당신이 더 좋은 책을 쓰고, 더 좋은 설교를 하고, 더 좋은 쥐덫을 만든다면 당신이 외딴 숲 속 한가운데 집을 짓고 산다 해도 세상 사람들은 당신의 집 문 앞까지 반들반들하게 길을 다져 놓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 시인 겸 철학자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시구를 인용한 것이다.

그러면서 “쥐덫은 지금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울워스라는 쥐덫회사가 있었는데 여기서 만든 쥐덫은 절대로 쥐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가 있었고, 예쁜 모양의 플라스틱 쥐덫으로 발전시켰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정신은 우리가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에머슨의 시구에 나온 ‘더 좋은 쥐덫’은 ‘더 좋은 제품’이라는 뜻의 관용어로 쓰인다. 하지만 울워스사의 쥐덫은 경영학에서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종종 거론되는 케이스다. 울워스는 나무 쥐덫을 생산하다 예쁜 모양으로 만든 비교적 고가의 플라스틱 쥐덫을 만들었다. 초기엔 인기를 끌었지만 소비자들은 한 번 사용한 뒤 버리기 아까워하면서도 재사용하기에는 불쾌해해 결국 다시 기존 나무 쥐덫을 찾게 됐다. 이후 마케팅 업계에선 ‘제품의 성능과 품질만 좋으면 잘 팔린다’는 사고를 경계하는 차원에서 ‘더 좋은 쥐덫의 오류’라는 용어가 생겼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 언급은 새로운 제품·서비스로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차원”이라며 “상황 변화로 인한 최종 성공과 실패 여부까지 다 따져서 무조건 성공해야 한다는 의도로 언급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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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