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과 장신구 등 우리나라 고대 문화의 뿌리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고고학계에서는 중국 영향설, 몽골·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영향설, 자체 발전설 등 논란이 분분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5∼6월 몽골과학아카데미 역사학고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몽골과 러시아에 걸쳐 있는 알타이 지역 ‘파지릭 고분’을 발굴 조사했다. 결과는 중앙아시아 영향설에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문화재청은 기원전 3∼5세기 파지릭 문화기에 돌을 사용해 조성한 고분의 축조 기법이 한국 고총(옛 무덤)의 축조 기법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파지릭 문화는 유목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스키토-시베리아 유형 문화이다.
3∼5세기 신라·가야의 옛 무덤은 시신을 넣는 목곽 위에 석축을 쌓고 그 위에 흙을 덮는 토제 봉분이다. 봉분 가장자리에 호석을 둘렀고, 봉분도 피자를 나누듯 구획해서 쌓았다. 이번에 발굴한 파지릭 고분 2기에서 돌을 쌓은 적석부 가장자리에 판석형 호석을 두른 점, 적석 봉분도 칸을 분할해 쌓은 점 등 유사성이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고고학연구실 변영환 연구사는 “봉분을 분할한 것은 견고하게 쌓기 위한 기능적 목적과 함께 장례 때 부족별로 할당해 공동 작업을 한 흔적으로 보인다”며 “봉분 재료가 흙과 돌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여러 점에서 한국의 고대 무덤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용성 한빛문화재연구원장은 “몽골에서 무덤에 석축을 쌓은 것은 바람이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며, 한국 무덤에 흙을 쌓아 올린 것은 중국의 영향에서 비롯됐다”며 “모든 문화는 여러 문화를 다층적으로 흡수해 발전하는 것”이라며 다른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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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몽골 고분서 한국 옛 무덤 축조기법 발견
입력 2016-07-07 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