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라 이스라엘은 제한된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곳이다. 따라서 그만큼 여성 인력 활용도가 높다. 이스라엘군의 33%가 여군이다. 잦은 전쟁으로 남성만으로는 충원이 힘들어 여성도 의무복무한다. 단 정통파 유대인이거나 소수민족, 장애자, 범죄자, 임신부는 제외된다.
이스라엘 여성은 1948년 이스라엘 독립 이전부터 민병대원으로 활동해 왔다. 당시 전투에 참가했던 여성들은 전 민병대원의 20%에 달했다. 독립 후 이스라엘은 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전까지 여성 인력을 비전투 병과와 행정직에 배치했다. 이후 기갑과 포병을 제외한 대부분 병과가 여성에게 개방됐다.
여군이 전투병에 지원하려면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신체검사와 체력훈련,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여군은 2년만 복무하면 되지만 전투병과는 남성들과 똑같이 2년8개월 복무한다. 전투병으로 복무했다고 특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역 후 사회적인 대우가 다르고 자아성취감도 높아 지원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연평균 1500여명이 전투병에 지원한다.
여군들은 여성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곳에 집중 배치된다. 예민하고 예리한 분석력이 요구되는 정보 분야는 여군들이 담당하고 있다. 정찰위성과 레이더, 무인기 등 정찰·정보 자산을 운용하는 일은 여군들이 꿰차고 있다. 복무 부적응자 등 관심병사들을 관리하고 교육시키는 임무도 모두 여군 몫이다.
북부 나자렛 인근에 있는 하밧 하쇼머 기지는 입대 예정자를 대상으로 군 적응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곳이다. 이 부대 교관은 전원 여군이다. 이 기지의 모토는 ‘군대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이 군대를 만든다’이다. 전과가 있지만 군 복무를 원하거나 성격적인 결함이 있는 이들이 입소한다. 교육기간은 5개월. 다른 사람을 위한 배려와 감정 조절교육 등 기본 소양교육을 2개월간 받고 3개월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는다. 입소 인원은 매년 1200명에 달하지만 75%가 훈련을 이수한다. 우수 인원으로 전투병으로 보직되는 비율도 10%에 이른다.
사회 부적응자가 대부분인 입소자들은 거칠고 때로 위험하다. 이들을 여군에게 맡겨 놓지만 모성본능과 포용력으로 교육 효과는 높다. 한 교관은 “부담스러운 면이 있지만 여성이라서 어려운 것은 없다”며 “수당이나 진급 시 가산점 같은 인센티브는 없지만 이곳 교관이라는 자부심이 높고 사회에서도 상당한 인정을 받는다”고 말했다.
군뿐 아니다. 방위산업체도 여성 인력 활용에 적극적이다. 이스라엘 최대 방위산업체 IAI는 여성 공학도를 위한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턴 채용비율이 높고 직원으로 발탁도 한다. 여성 임원도 적지 않다. 이 회사 미사일담당 사장과 우주프로그램 사장은 모두 여성이다. 엘리 감바시 IAI 한국지사장은 “여성들이 최대한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정찰·정보 분야 점령한 아마조네스들
입력 2016-07-16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