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품질·안정 수급… 식품업체 “계약재배 쏠쏠하네”

입력 2016-07-07 19:58 수정 2016-07-08 14:34
CJ프레시웨이는 벼 재배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각종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수급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제공
문경오미자밸리 영농조합과 계약재배로 만든 스타벅스 문경 오미자 피지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제공
원재료부터 품질을 확보해 재료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려는 식품업체들이 늘고 있다. 계약재배와 산지 직거래 등을 통해 식품업체는 유통단계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농가 입장에서는 판로를 둘 수 있어 농가와 기업 동반성장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 4월 출시한 여름 프로모션 음료 ‘문경 오미자 피지오’를 이례적으로 연장해 판매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매년 4계절에 맞춰 10회 시즌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 새로운 프로모션 시즌에도 기존 음료를 단종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출시된 지 두 달 만에 50만잔 판매 돌파 기록을 세운 문경 오미자 피지오는 오미자청을 소재로 수제 스파클링(탄산)을 가미한 음료다. 문경에서 생산된 오미자가 들어있어 제품명에 지명이 붙었다.

스타벅스가 프로모션 기간을 연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문경오미자밸리 영농조합’으로부터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오미자 선별을 위해 음료 개발 담당자들이 2년 전 농장을 다니며 오미자가 익어가는 과정부터 오미자청을 담그는 과정까지 지켜보며 상품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스타벅스 문경 오미자 피지오가 인기를 끌자 문경시와 오미자생산자협의회 등은 자발적으로 문경시내 곳곳에 이 내용을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기존 식품 회사들은 국내 원재료를 사용하고 싶어도 수급 문제 때문에 해외 농산물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산 식재료를 활용한다는 것 자체가 제품 홍보 요인이 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아예 국내 농가와 계약재배 방식을 통해 원재료를 재배 단계부터 관리하고 사들이는 업체들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농가에서는 판로 개척을 위한 별도의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안정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KGC인삼공사가 생산하는 ‘정관장’ 홍삼 제품 역시 100% 계약재배를 통해 원자재부터 품질 관리에 나서는 대표적 상품이다. 주기적으로 KGC인삼공사 직원들이 농가를 방문해 토양 검사 등을 실시하며 인삼 상태를 확인하고 6년이 지난 뒤 수확된 전량을 수매하는 방식으로 인삼을 확보하고 있다.

쌀 소비가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벼 재배 농가의 경우 기업과의 계약재배는 더 유용하다. CJ그룹 식자재 유통 및 단체급식 전문기업 CJ프레시웨이는 쌀 계약재배를 통해 물량을 매입해 단체급식이나 CJ제일제당 ‘햇반’, 한식·외식 프랜차이즈 등에 납품하고 있다. 내년에는 계약재배 물량을 4배 이상 늘려 1만t 규모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는 최근 경남도, 산청군 등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딸기 농가들과 계약재배를 해오고 있다. 경남 산청 딸기 농가들이 힘을 합쳐 만든 조이팜은 CJ프레시웨이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지난해 5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72억원, 2020년까지 1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