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영길 <20·끝> 지난 5월 췌장암 진단… 또 다른 사명 위해 기도

입력 2016-07-07 20:56
김영길 장로가 2014년 2월 한동대 초대 총장에서 퇴임하고 가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역경의 열매’를 마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 지난날을 회고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국민일보로부터 제안을 받았을 때, 사실 나는 감당할 수 없는 형편에 있었다. 지난 5월 중순, 건강검진 중에 췌장암 초기 진단을 받고 충격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재를 잘 마치게 되었다.

이번에 나의 삶 전체를 조명하면서 하나님이 어떻게 인도하셨는지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동대를 통한 고난과 함께 나의 믿음을 성숙 시킨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한 번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매회 원고를 보면서 아내와 나는 어려웠던 시절이 떠올라 같이 울기도 여러 번 했다.

내 인생의 BC와 AD가 갈라지고 하나님이 나를 부르신 이후로 주님은 세 가지 사역을 시작하도록 맡겨주셨다. 돌아보면 하나님은 항상 나보다 앞서 가셨다. 1980년 과학주의 시대에 하나님의 창조를 선포하는 한국창조과학회를 시작하는 도구로 부르셨고, 1995년 하나님의 대학 한동대를 시작하는 초대총장으로 불러 주셨으며, 2010년 유엔아카데믹임팩트(UNAI)를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의 사명을 시작하도록 부르셨다.

한동대 20년은 교육자로서의 새로운 꿈, 새로운 교육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을 이뤄가는 기간이었다. 내 나이 올해 77세가 됐지만 세상을 변화시켜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이뤄지는 사명을 감당케 하신 주님께 감사드린다. 바라기는 정직하고 물질을 추구하지 않는 ‘거룩한 바보’ 리더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제 교육자로서 현장은 떠났지만 하나님은 또 다른 차원으로 주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계획과 사명을 품게 하셨다. 포항 남송리 3번지의 작은 대학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유네스코의 주관대학으로 지경을 넓혀 주셨고, 2007년에는 OECD와 대학 간 합의각서(MOA·Memorandum Of Agreement)를 체결해 지금까지 10여명의 한동대 재학생들이 인턴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 중 어떤 학생은 OECD에 취업도 하게 되었다.

더욱 감사한 것은 2010년 11월 발족된 UNAI에서 글로벌 허브대학으로 한동대를 지정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글로벌 인재 양성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실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동대가 새로운 방안을 구체화한 것이다.

앞으로 나의 비전은 ‘UNAI 그레이스(GRACE·Globally Responsible Advanced Citizenship Education)’ 센터 건립을 통해 선진화된 글로벌 시민교육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 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20여년 전 현실적으로는 전혀 실현될 수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이 주신 비전을 품었기에 오늘의 한동대가 존재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GRACE 센터에 대한 비전을 주신 분도, 또 이루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 그것을 만들며 성취하시는 여호와, 그의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이가 이와 같이 이르시도다.”(렘 33:2)

한동대 20여년은 고난과 역경 기쁨 소망이 점철된 기간이었다. 한 번도 안식년이나 휴가가 없었다. 숨 가쁘게 달려오기만 했다. 그러나 참으로 보람된 세월이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하나님께 감사 찬송을 드린다.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